124.44% 대 2.17%. 올초 이후 포드와 현대차의 주가 상승률이다. 서학개미와 동학개미의 완성차 주식 수익률은 극명하게 갈렸다. 현대차 주가의 올초 대비 상승률은 2%대를 기록하며 포드,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 사이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의 올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124.44%를 기록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들어 경쟁사 대비 반도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면서 두 분기 연속 연간 이자·세금 차감전 수익(EBIT) 가이던스를 상향했다”고 말했다. 3분기 실적 발표 때 제시한 올해 EBIT는 105억~115억달러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제시한 EBIT(55억~65억달러)의 두 배 가까이 됐다.

3분기 매출(357억달러)과 영업이익(30억달러)은 전년 대비 각각 4.8%, 17.9% 감소했지만 컨센서스는 웃돌았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럭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공급난이 지속되면서 평균 판매단가도 크게 상승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점진적으로 해결되고 있다는 증거로 4분기부터 분기배당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파운드리와 함께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반도체 수급 개선을 꾸준히 언급하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포드뿐 아니라 폭스바겐(65.26%) GM(46.42%) 테슬라(26.02%)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주가는 반도체 부족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연초 대비 크게 올랐다.

그러나 현대차 주가는 올초 대비 2.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사실상 박스권 안에서 움직였다. 올해 내내 현대차 주가를 짓누른 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다. 반도체가 부족한 와중에도 매 분기 선방했지만 주가는 움직이지 않았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언제 다시 생산이 중단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앞섰다. 현대차가 내놓은 전기차 비전도 투자자들의 성에 차지 않았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글로벌 판매 목표 대수로 67만 대를 제시했다. 이는 테슬라(200만 대) 폭스바겐(300만 대) 등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가 해소되는 국면인 만큼 현대차 주가도 곧 반등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 연구원은 “올해 내내 반도체 부족 문제로 주가가 눌려 있었던 만큼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원활해지면 주가도 자극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