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물건을 1달러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온 미국 소매체인 달러트리가 상품 가격을 최저 1.25달러로 25% 일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원가가 워낙 많이 뛰었기 때문이다.

달러트리는 1986년 창업 이후 35년간 ‘1달러 정책’을 바꿔온 적이 없다. 올 여름부터 약 200개 대표 매장에서 시작한 가격 인상 실험 결과 결과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오자 영구적인 인상을 결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달러트리는 “고객들이 시장 전반에 걸친 물가 인상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번 가격 인상 결정에도 달러트리는 꼭 필요한 물건을 상당히 낮은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일시적인 조치가 아니며, 1달러 정책을 고수했을 때 팔 수 없던 상품들을 다시 내놓을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마이클 윈스키 달러트리 최고경영자(CEO)는 “가격 인상은 회사에도 기념비적인 사건”이라며 “소비자는 물론 투자자를 위해서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달러트리는 다음달까지 2000개가 넘는 매장에 1.25달러 정책을 도입한 뒤 내년 1분기까지 전체 1만50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달러트리는 이날 시장 예상에 근접한 3분기 실적을 내놨다.

주당순이익(EPS)은 96센트로, 팩트셋 집계치(97달러)보다 조금 적었다. 매출은 64억2000만달러로, 시장 예상(64억1000만달러)을 상회했다. 달러트리는 작년 동기엔 61억8000만달러 매출에 1.39달러의 EPS를 기록했다.

달러트리의 3분기 순이익은 2억168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미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미국 소매체인 달러트리 주가는 24일(현지시간) 9% 넘게 떨어진 채 마감했다.
'미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미국 소매체인 달러트리 주가는 24일(현지시간) 9% 넘게 떨어진 채 마감했다.
달러트리는 4분기 매출 전망도 공개했다. 올 4분기엔 70억2000만달러에서 71억8000만달러 사이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PS 기대치는 1.69달러에서 1.79달러 사이다.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기대치(매출 70억2500만달러, EPS 1.74달러)에 부합하는 수치다.

연간 매출은 262억5000만~264억1000만달러, 연간 EPS는 5.48~5.58달러 정도로 기대했다. 역시 시장 전망치(매출 262억5800만달러, EPS 5.53달러)와 비슷했다.

달러트리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날 대비 9.17% 급락한 주당 144.71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