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미국 4분기 성장률, 3→8%로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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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연휴를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하루 종일 중요한 경제 지표들이 쏟아지면서 일희일비했습니다.
경제 지표는 오전 8시 반(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 3분기 국내총생산 증가율, 내구재 주문) 오전 10시(개인소득, 개인소비지출, PCE 물가,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그리고 오후 2시(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록) 등 세 차례에 걸쳐 나왔고 나올 때마다 변곡점을 만들었습니다.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예상(26만 건)을 크게 밑도는 19만9000 건으로 발표됐습니다. 전주보다 무려 7만1000 명 줄어든 것으로 52년 전인 1969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구인난이 이어지다 보니 해고마저 줄어든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연율 2.1%로 이전 속보치 2.0%를 소폭 웃돌았습니다. 월가 예상치 2.2%보다 낮았지만, 월가가 주목한 건 따로 있었습니다. 함께 나온 국내총소득(GDI)이 GDP보다 훨씬 높은 6.7%로 발표된 겁니다. GDP가 최종 판매 가치를 모두 더한 것이라면, GDI는 근로자 기업 등이 거둔 모든 소득을 더한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같아야 하지만 산출 방법이 달라 조금 다르게 나올 수 있는데, 이번에 그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겁니다. 이는 자동차가 생산되면서 근로자에게 임금은 지급됐는데, 반도체를 빼놓고 생산해 야적장에 쌓아두면서 최종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버드대의 제이슨 퍼먼 교수는 "GDI를 보면 실제 3분기 GDP는 (그 중간쯤인) 연율 4.4% 정도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들 지표가 발표되자 금리는 폭등했습니다. 미국 경제가 뜨겁다는 게 재확인된 덕분입니다. 전날 연 0.574%에 거래를 마쳤던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0.653%까지 치솟았고, 전날 1.631%였던 10년물 금리는 연 1.697%까지 솟구쳐 1.7% 선을 위협했습니다. 또 10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1.3% 증가했고 개인소득은 전월 대비 0.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 예상(1.0% 증가, 0.2% 증가)을 모두 웃돌았습니다.
이에 월가 금융사들은 줄줄이 4분기 GDP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기존 연율 3.0%를 8.7%로 높였고, JP모간은 5.0%에서 7.0%로, 골드만삭스는 기존보다 1.0%포인트 높인 6.0%로 끌어올렸습니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의 GDP나우도 8.2%에서 8.6%로 추정치를 높였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나온 3분기 GDP 수정치를 포함해 활발한 소비, 강력한 재고와 내구재 주문, 신규주택 판매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경제는 뜨겁습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도 정말 뜨겁다는 겁니다.
10월 PCE 물가는 전년 대비 5.0%, 전월 대비 0.6% 오른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1990년 11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9월(4.4%. 0.4% 증가)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습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4.1%, 전월 대비 0.4% 올랐습니다. 역시 9월(3.7%, 0.2%)보다 높았습니다. 다만 월가 예상과는 비슷했습니다. 미시간대가 조사한 소비자들의 11월 단기(향후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4.9%로 조사돼 전월 4.8%보다 높아졌습니다. 장기(향후 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3.0%로 전월 2.9%보다 상승했습니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67.4로 발표됐습니다. 예비치이자 월가 예상치인 66.8보다는 조금 높아졌지만, 여전히 지난 10년 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개인 저축률이 10월 7.3%로 떨어진 것도 불안감 줬습니다. 작년 한때 30%를 넘었고 올해 7월까지도 10%를 넘던 저축률이 이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고 있는 겁니다.
고용이 살아나는 등 경제가 뜨겁고,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낄 정도로 물가가 높다면 미 중앙은행(Fed)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맞습니다. 긴축을 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가 기름을 부었습니다. 데일리 총재는 이날 아침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고용과 인플레이션이 이런 식으로 이어진다면 더 빠른 속도로 테이퍼링을 하는 걸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준금리와 관련해서도 "내년 하반기에 한두 번 인상한다 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데이터가 어떻게 들어오느냐에 따라 나의 예측이 바뀔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데일리 총재는 2주 전 "테이퍼링 속도를 올리는 걸 고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었습니다. 데일리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더 중요한 건 Fed 내의 핵심 비둘기파라는 겁니다. 월가 관계자는 "비둘기파들이 하나둘씩 빠른 테이퍼링, 조기 금리 인상으로 돌아서고 있다. 시장이 더 빠른 기준금리 인상에 더 많이 베팅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지난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에 이어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에 이어 비둘기파 데일리 총재까지 가세한 것입니다. Fed는 이날 오후 2시 공개한 11월 FOMC 회의록에서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보다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고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높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다양한 참가자들이 언급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일부 참가자들은 위원회가 특히 인플레이션에 비춰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데 더 나은 위치에 있게 하도록 매월 150억 달러 이상으로 자산매입 속도를 높이는 게 정당화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11월 FOMC는 10월 소비자물가가 6.2%로 나오기 전에 열렸었습니다. 이날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 '베어 플래트너'(Bear Flattener) 거래가 활발했습니다. 단기 금리가 오르고, 장기 금리는 하락하면서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될 것으로 예상해 단기채 매도, 장기채 매수에 나서는 겁니다. 이날 2년물, 5년물은 소폭 오르고 한때 1.7%에 육박하던 10년물 수익률은 전날과 비슷한 수준인 1.635% 수준으로 마감했습니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단기 금리는 이미 내년 2회 이상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는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오늘 상승 폭이 작은 편이었다. 장기채 수익률은 장 초반 뜨거운 경제 지표에 급등했지만, 수익률 곡선 평탄화를 예상한 베팅이 증가하자 장 초반 상승 폭을 반납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달러 유동성 감소 예상에 달러 가치도 작년 7월 이후 최고로 치솟았습니다. ICE달러인덱스는 한 때 96.9로 97선을 위협했습니다. 장 초반 금리가 치솟자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4~0.7%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나스닥은 -0.73%로 거래를 시작했고 장중 1% 넘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0년물 금리가 꾸준히 하락하자 지난 이틀간 급락한 기술주에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나스닥은 오전 11시 20분께 플러스로 전환했습니다. 폭락을 거듭하던 질로우, 워크데이, 페이팔, 줌 등이 모두 상승하면서 나스닥은 0.44% 오름세로 마감했고 S&P500 지수도 0.23% 상승했습니다. 반면 이번 주 내내 오른 금융주가 하락하자 다우지수는 0.03% 약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11월 5일 이후 약 4700 부근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연초 대비 25% 상승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표면 아래에서는 맹렬한 손바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익을 내지 못한 기업들은 폭락하고, 이익과 좋은 실적 전망을 내놓는 기업들은 폭등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날 3분기 월가 예상보다 나쁜 실적을 공개한 갭이 24.05%, 노드스트롬은 29.03% 급락한 것입니다. 이날 뉴욕 월가에는 도로가 한산했습니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이미 시작된 겁니다. 오는 금요일(26일) 시장이 개장해 오후 1시까지 열리겠지만 거래는 한산할 것이고, 별다른 경제 지표 발표도 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연휴가 끝나면 곧 12월입니다. 다음 주 금요일인 12월 3일에는 11월 신규고용이 발표됩니다. 월가는 56만3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0월 53만1000개보다 더 많습니다. 또 12월 10일에는 소비자물가가 발표됩니다. 일부에서는 7%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용, 물가 두 가지 수치를 갖고 Fed 위원들은 12월 14~15일 FOMC에서 만나게 됩니다. 아 참 잊지 마십시오. 12월 초에는 예산안과 부채한도를 놓고 워싱턴에서 줄다리기도 본격화될 것입니다.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연방정부 폐쇄, 부채한도가 상향되거나 유예되지 못한다면 미국 부도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공화당은 이미 내년 중간선거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인플레이션은 치솟고 있고 당분간 잡힐 것 같지 않다. 아마도 부채한도나 예산안 문제에 대해선 민주당을 도와주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열심히 방해하려 막아서지는 않으리라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경제 지표는 오전 8시 반(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 3분기 국내총생산 증가율, 내구재 주문) 오전 10시(개인소득, 개인소비지출, PCE 물가,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그리고 오후 2시(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록) 등 세 차례에 걸쳐 나왔고 나올 때마다 변곡점을 만들었습니다.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예상(26만 건)을 크게 밑도는 19만9000 건으로 발표됐습니다. 전주보다 무려 7만1000 명 줄어든 것으로 52년 전인 1969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구인난이 이어지다 보니 해고마저 줄어든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연율 2.1%로 이전 속보치 2.0%를 소폭 웃돌았습니다. 월가 예상치 2.2%보다 낮았지만, 월가가 주목한 건 따로 있었습니다. 함께 나온 국내총소득(GDI)이 GDP보다 훨씬 높은 6.7%로 발표된 겁니다. GDP가 최종 판매 가치를 모두 더한 것이라면, GDI는 근로자 기업 등이 거둔 모든 소득을 더한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같아야 하지만 산출 방법이 달라 조금 다르게 나올 수 있는데, 이번에 그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겁니다. 이는 자동차가 생산되면서 근로자에게 임금은 지급됐는데, 반도체를 빼놓고 생산해 야적장에 쌓아두면서 최종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버드대의 제이슨 퍼먼 교수는 "GDI를 보면 실제 3분기 GDP는 (그 중간쯤인) 연율 4.4% 정도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들 지표가 발표되자 금리는 폭등했습니다. 미국 경제가 뜨겁다는 게 재확인된 덕분입니다. 전날 연 0.574%에 거래를 마쳤던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0.653%까지 치솟았고, 전날 1.631%였던 10년물 금리는 연 1.697%까지 솟구쳐 1.7% 선을 위협했습니다. 또 10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1.3% 증가했고 개인소득은 전월 대비 0.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 예상(1.0% 증가, 0.2% 증가)을 모두 웃돌았습니다.
이에 월가 금융사들은 줄줄이 4분기 GDP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기존 연율 3.0%를 8.7%로 높였고, JP모간은 5.0%에서 7.0%로, 골드만삭스는 기존보다 1.0%포인트 높인 6.0%로 끌어올렸습니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의 GDP나우도 8.2%에서 8.6%로 추정치를 높였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나온 3분기 GDP 수정치를 포함해 활발한 소비, 강력한 재고와 내구재 주문, 신규주택 판매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경제는 뜨겁습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도 정말 뜨겁다는 겁니다.
10월 PCE 물가는 전년 대비 5.0%, 전월 대비 0.6% 오른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1990년 11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9월(4.4%. 0.4% 증가)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습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4.1%, 전월 대비 0.4% 올랐습니다. 역시 9월(3.7%, 0.2%)보다 높았습니다. 다만 월가 예상과는 비슷했습니다. 미시간대가 조사한 소비자들의 11월 단기(향후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4.9%로 조사돼 전월 4.8%보다 높아졌습니다. 장기(향후 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3.0%로 전월 2.9%보다 상승했습니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67.4로 발표됐습니다. 예비치이자 월가 예상치인 66.8보다는 조금 높아졌지만, 여전히 지난 10년 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개인 저축률이 10월 7.3%로 떨어진 것도 불안감 줬습니다. 작년 한때 30%를 넘었고 올해 7월까지도 10%를 넘던 저축률이 이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고 있는 겁니다.
고용이 살아나는 등 경제가 뜨겁고,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낄 정도로 물가가 높다면 미 중앙은행(Fed)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맞습니다. 긴축을 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가 기름을 부었습니다. 데일리 총재는 이날 아침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고용과 인플레이션이 이런 식으로 이어진다면 더 빠른 속도로 테이퍼링을 하는 걸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준금리와 관련해서도 "내년 하반기에 한두 번 인상한다 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데이터가 어떻게 들어오느냐에 따라 나의 예측이 바뀔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데일리 총재는 2주 전 "테이퍼링 속도를 올리는 걸 고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었습니다. 데일리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더 중요한 건 Fed 내의 핵심 비둘기파라는 겁니다. 월가 관계자는 "비둘기파들이 하나둘씩 빠른 테이퍼링, 조기 금리 인상으로 돌아서고 있다. 시장이 더 빠른 기준금리 인상에 더 많이 베팅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지난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에 이어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에 이어 비둘기파 데일리 총재까지 가세한 것입니다. Fed는 이날 오후 2시 공개한 11월 FOMC 회의록에서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보다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고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높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다양한 참가자들이 언급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일부 참가자들은 위원회가 특히 인플레이션에 비춰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데 더 나은 위치에 있게 하도록 매월 150억 달러 이상으로 자산매입 속도를 높이는 게 정당화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11월 FOMC는 10월 소비자물가가 6.2%로 나오기 전에 열렸었습니다. 이날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 '베어 플래트너'(Bear Flattener) 거래가 활발했습니다. 단기 금리가 오르고, 장기 금리는 하락하면서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될 것으로 예상해 단기채 매도, 장기채 매수에 나서는 겁니다. 이날 2년물, 5년물은 소폭 오르고 한때 1.7%에 육박하던 10년물 수익률은 전날과 비슷한 수준인 1.635% 수준으로 마감했습니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단기 금리는 이미 내년 2회 이상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는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오늘 상승 폭이 작은 편이었다. 장기채 수익률은 장 초반 뜨거운 경제 지표에 급등했지만, 수익률 곡선 평탄화를 예상한 베팅이 증가하자 장 초반 상승 폭을 반납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달러 유동성 감소 예상에 달러 가치도 작년 7월 이후 최고로 치솟았습니다. ICE달러인덱스는 한 때 96.9로 97선을 위협했습니다. 장 초반 금리가 치솟자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4~0.7%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나스닥은 -0.73%로 거래를 시작했고 장중 1% 넘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0년물 금리가 꾸준히 하락하자 지난 이틀간 급락한 기술주에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나스닥은 오전 11시 20분께 플러스로 전환했습니다. 폭락을 거듭하던 질로우, 워크데이, 페이팔, 줌 등이 모두 상승하면서 나스닥은 0.44% 오름세로 마감했고 S&P500 지수도 0.23% 상승했습니다. 반면 이번 주 내내 오른 금융주가 하락하자 다우지수는 0.03% 약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11월 5일 이후 약 4700 부근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연초 대비 25% 상승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표면 아래에서는 맹렬한 손바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익을 내지 못한 기업들은 폭락하고, 이익과 좋은 실적 전망을 내놓는 기업들은 폭등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날 3분기 월가 예상보다 나쁜 실적을 공개한 갭이 24.05%, 노드스트롬은 29.03% 급락한 것입니다. 이날 뉴욕 월가에는 도로가 한산했습니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이미 시작된 겁니다. 오는 금요일(26일) 시장이 개장해 오후 1시까지 열리겠지만 거래는 한산할 것이고, 별다른 경제 지표 발표도 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연휴가 끝나면 곧 12월입니다. 다음 주 금요일인 12월 3일에는 11월 신규고용이 발표됩니다. 월가는 56만3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0월 53만1000개보다 더 많습니다. 또 12월 10일에는 소비자물가가 발표됩니다. 일부에서는 7%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용, 물가 두 가지 수치를 갖고 Fed 위원들은 12월 14~15일 FOMC에서 만나게 됩니다. 아 참 잊지 마십시오. 12월 초에는 예산안과 부채한도를 놓고 워싱턴에서 줄다리기도 본격화될 것입니다.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연방정부 폐쇄, 부채한도가 상향되거나 유예되지 못한다면 미국 부도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공화당은 이미 내년 중간선거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인플레이션은 치솟고 있고 당분간 잡힐 것 같지 않다. 아마도 부채한도나 예산안 문제에 대해선 민주당을 도와주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열심히 방해하려 막아서지는 않으리라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