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운데)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운데)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 등 주요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제외한 채 다음달 6일 선대위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윤 후보는 이날 당 최고위에서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 주호영 조직총괄본부장, 김성태 직능총괄본부장, 이준석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 권영세 총괄특보단장, 권성동 종합지원총괄본부장 등 6대 총괄본부장에 대한 인선안을 추인받았다.

윤 후보는 “선거운동이 더 지체돼서는 곤란하고 1분 1초를 아껴가며 우리가 뛰어야 할 상황”이라며 “기본적인 우리 당 조직과 관련해 선대위 조직을 먼저 구성해 나가면서 외부 영입 인사를 순차적으로 삼고초려해서 모시겠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 합류 불발로 인해 총괄선대위원장 자리가 비긴 했지만 더 이상 주요 보직 인선을 미룰 수 없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과거 보수정당에 몸담지 않은 분들,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한 분들, 정부가 망가뜨린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위해 노력한 분들을 모시겠다”며 외연 확장에 나서기로 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 대변인으로 원내에서는 김은혜·전주혜 의원을, 원외에서는 경선캠프 때부터 활동한 김병민 대변인과 원일희 전 SBS 논설위원을 임명했다. 후보 직속의 별도 조직인 공보단장에는 조수진 최고위원이, 공보실장에는 박정하 강원 원주갑 당협위원장이 선임됐다. ‘약자와의 동행위원회’ 위원장은 윤 후보가 직접 맡았다. 윤 후보는 “민생·공정·미래가치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대한민국 정상화를 목표로 하겠다”며 “중도층과 합리적 진보까지 아우르는 모습을 통해 더불어민주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각 분야 대표선수들을 임명했다는 분석이 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기존 정치인 위주의 식상한 구성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신선한 인물을 검토하고 확정된 건도 있다”며 “조만간 추가로 있을 인선을 보고 선대위에 대한 입장이나 견해를 밝혀주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과 금태섭 전 미래통합당 의원, ‘조국 흑서’ 공동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이날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박사(김 전 위원장)에 대해 언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답을 피했다. 김 전 위원장도 서울 광화문 개인사무실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나 ‘외곽 지원 보도’에 대해 “나는 밖에서 돕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후보 측에서 최후통첩을 했다는 분석에 대해서도 “기사에서 주접을 떨어놨다”며 “그 뉴스 보고 잘됐다고 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양측의 이 같은 발언을 볼 때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사실상 결별 수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 물밑 협상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김 전 위원장을 제외한 채 선대위가 가동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