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 25일 오후 3시

2차전지 전해액 제조업체인 엔켐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약 1000억원을 조달한다.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지 한 달도 안 돼 자금 조달에 또 나서는 것이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엔캠은 950억원 규모의 BW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BW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자가 정해진 가격에 발행회사의 신주를 사들일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사채발행 방법은 사모로,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한다. 2차전지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하면서 기관들의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조만간 금리와 신주인수권 행사가격 등 구체적인 발행 조건을 공시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엔켐이 또다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는 점에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달 코스닥 상장으로 950억원을 공모한 데 이어 BW 발행까지 완료하면 두 달 만에 약 2000억원을 조달한다. 다음달 1일부터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풀린 주식들이 시장에 나온다는 점도 주가에 악재다. 기관에 배정된 공모주 중 의무보유확약기간 1개월인 물량은 12만7880주(0.8%)이며 △3개월(47만413주·3.1%) △6개월(42만444주·2.8%) 등 기관 보유 물량이 꾸준히 시장에 풀리게 된다.

회사 측은 조달한 자금을 전해액 공장 건립과 설비 확충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엔켐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에 들어가는 전해액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현재 연 6만5000t의 전해액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으로 연말 생산능력이 8만5000t으로 늘어난다. 2022년엔 헝가리 공장과 중국 장강 공장이 가동되면서 12만5000t, 2025년에는 총 22만5000t의 생산능력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켐은 공모 기업 중 공모가 인상률이 가장 높은 회사로 기록됐다. 희망 공모가는 3만~3만5000원이었으나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면서 4만20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상장 후 주가는 공모가의 약 세 배인 13만6000원까지 치솟았고 지금은 11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