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의욕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 부족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뇌에서 분비된 도파민이 세포 속에 충전되면 유쾌하고 즐거운 감정이 살아나면서 의욕이 샘솟는다. 사랑에 빠질 때 기쁨이 넘치는 것도 도파민 덕분이다. 이것이 지나치게 부족하면 우울증과 파킨슨병에 걸릴 수 있다.
어떻게 해야 도파민을 늘릴까. 《호르몬 밸런스》의 저자 네고로 히데유키 교수는 “도파민은 다른 호르몬과 달리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며 “그 방법 중 하나는 뭔가를 하고 나면 그 뒤에 즐거운 일이 생긴다는 ‘학습’”이라고 얘기한다. 예를 들어 열심히 일하면 저녁에 맥주 한 잔 즐길 수 있다는 ‘학습 경험’만으로도 도파민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을 즐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등 일상에 아름다운 색을 입히는 경험을 많이 늘리라”고 조언한다. 양질의 단백질과 충분한 수면, 밝은 햇빛을 쬐는 산책, 복식 호흡도 ‘의욕 호르몬’ 생성을 돕는다.
도파민만큼이나 활력과 즐거움을 주는 것은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이다. 낮에 햇빛을 10분 이상 쬐고 15분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면 세로토닌이 활성화된다. 이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돕는다. ‘낮의 호르몬’ 세로토닌과 ‘밤의 호르몬’ 멜라토닌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쌍둥이 호르몬이다.
심신이 안정되면 ‘애정 호르몬’인 옥시토신 분비까지 늘어난다. 부드러운 스킨십과 다정한 대화, 깊이 있는 교감은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한다. 의학계에선 이렇게 신비로운 호르몬의 힘을 깨워 일상에 활용하는 게 건강장수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은다. 70대가 돼도 ‘항노화 호르몬’인 성장 호르몬이 30대의 20%까지 분비될 수 있다고 한다.
이제라도 ‘햇빛 샤워’를 즐기며, 작은 성취에 기뻐하고, 서로 어깨를 주물러주며 유쾌한 얘기를 나누고, 단잠 끝에 찾아오는 행복을 듬뿍 누려보자. 의욕이 살아나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네고로 교수도 “인생이 즐거운 만큼 호르몬이 늘어난다”고 했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