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감염의 ‘약한 고리’인 고령층이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완료할 때까지 사적모임을 다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가 600명을 넘어서는 등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자 방역 고삐를 다시 죄겠다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2월에 60세 이상 고령층의 추가 접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집중적으로 접종을 진행하겠다”며 “(접종 후 면역도가 올라가기까지) 4주 동안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는 정책을 일부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령층의 추가 접종률이 충분히 높아질 때까지 사적모임을 제한해 의료대응 체계 붕괴를 막겠다는 것이다. 현재 사적모임이 가능한 최대 인원은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이다.

고령층의 추가 접종률은 아직 낮은 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기본 접종을 완료한 사람 대비 추가 접종자 비율은 △80세 이상 30.9% △70대 13.5% △60대 3.7%다. 60세 이상 고령층은 2차 접종 4개월 후부터 추가 접종할 수 있다. 지난 8월부터 2차 접종을 진행한 60~74세의 추가 접종은 다음달부터 본격화한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방역패스’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식당·카페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방안, 18세 이하 청소년도 방역패스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거쳐 추가 방역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위중증 환자는 연일 최다 기록을 세우고 있다. 24일 위중증 환자는 612명으로 처음으로 600명을 넘어섰다. 전날 세운 최다 기록(586명)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사망자는 39명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가장 많았던 지난해 12월 28일(40명) 수준에 근접했다.

수도권 중환자 병상은 여전히 빠듯하다. 전날 기준 서울·인천·경기 등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3.8%다. 정부는 이번주부터 병상 확충 행정명령에 따라 입원 가능한 병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가동률은 80%를 웃돌고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