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도그메이트 마케팅팀장 / 사진=도그메이트
김예지 도그메이트 마케팅팀장 / 사진=도그메이트
“‘가입 후 3일’에 가장 집중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도우미 플랫폼 도그메이트의 김예지 마케팅팀장은 “최초 3일이 신규 고객이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나 호기심이 가장 높은 시기”라며 “이 때 고객이 첫 결제를 진행할 수 있게 만드는데 마케팅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도그메이트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앱으로 간단하게 전문 ‘펫시터’를 고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팀장은 도그메이트 법인 설립 전부터 조인해 활약하고 있다.

Q: ‘3일 집중’의 배경은

A: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도그메이트는 여행이나 출장으로 인한 서비스 이용 고객이 80% 정도를 차지한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서비스 이용 니즈가 감소하다보니, 고객 획득 비용이 이전 보다 2배 이상 높아져 더 이상 Paid 광고를 집행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기존 paid 마케팅을 통한 고객 ‘확보’에서 기존 고객들을 ‘락인’시키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바꿨다. CRM 마케팅을 통해 가입일시나 이용 패턴에 따라 그룹을 분류한 뒤, 각 세그먼트에 맞는 마케팅 메시지를 던지면서 이용 주기를 단축시키고 결제금액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별도의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서비스에 들어와 가입까지 진행하는 유저들은 정말 말그대로 끈질기게 붙들고 설득한다.
‘가입 후 3일’에 집중하게 된 것도 이런 상황과 관련이 깊다.

Q: 사업 초기 어려웠던 점은

A: ‘펫시터’라는 단어부터 설명해야 했다. 반려동물 문화 선진국인 북미나 유럽에서는 이미 펫시터가 고소득 파트타이머 직종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생소한 단어와 직업이었다.

처음에 아무리 펫시터라는 단어로 광고를 집행해도 노출 자체가 안 됐다. 사람들이 펫시터라는 단어를 검색하지 않았다. 대안을 찾아야 했다.

Q: 어떤 대안을 찾았나

A: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여행이나 출장을 가려고 할 때 어떻게 하는지를 다시 더 자세히 살펴봤다. 애견호텔을 많이 이용했다. 좀 더 들여다보니 결국 보호자들이 원하는 것은 ‘강아지를 돌봐줄 사람’이었다. 그래서 ‘강아지 돌보미’라는 단어를 대안으로 만들었다.

“신규 고객, 가입 후 3일에 달렸습니다”


Q: 강아지 돌보미 활용은

A: ‘강아지 돌보미’라는 키워드로 고객들에게 직관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단어를 먼저 내세운 뒤에, 자연스럽게 펫시터라는 워딩을 같이 노출하며 마케팅을 했다.

그 결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처음에 펫시터라는 키워드로 광고를 집행할 때 키워드 클릭당 비용(cpc)이 300원이었는데 지금은 10배로 늘어나 3000원 수준이다.

그 만큼 해당 키워드에 대한 관심도나 대중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국내 펫시터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도그메이트가 만들어낸 결과다.

Q: 도그메이트의 위상은

A: 반려동물 케어 분야에서 국내 1위를 굳건하게 잘 유지하고 있다. 펫시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중에서도 키워드 검색량에서는 도그메이트가 후발 기업들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그 결과 앱스토어에서 도그메이트 앱이 두 차례나 ‘오늘의 앱’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다보니 방송사에서도 촬영 관련 제안을 많이 해오고 있다.

올해 초에는 배우 이유리 씨와 함께 모 방송사에서 일일 펫시터 체험을 하는 촬영을 진행했었다. 마케팅팀의 즐겁고 재미있는 추억이다.

Q: 마케터를 위한 조언은

A: 무엇이든 팔아보는 경험을 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실제 사장이 되어 물건을 팔아본 경험은 마케터가 가져야 하는 관점이나 안목을 자연스럽게 키워준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상관 없다. 단 돈 10만원이라도 자기 돈을 직접 넣어서 무엇이든 팔아보면 평소에 쉽게 해보지 못했던 고민들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한다. 직접 사장이 되어 자신의 물건을 팔기 위해 하는 모든 궁리들이 마케팅의 전 과정이다.

작은 규모로 물건을 파는 일을 할 땐 자연스럽게 숲과 나무를 모두 봐야 한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숲을 보는 연습을 하기 어렵다. 특히 이제 막 입사했거나 경험이 부족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럴 때 자신이 사장으로서 무언가를 직접 팔아보는 경험은 마케터로서 퀀텀점프를 하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준다.

■ Interviewer 한 마디

김예지 팀장은 “고객의 입장이 되어 자신의 프로덕트를 바라보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꾸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가 짜놓은 마케팅 퍼널별로 고객의 액션이 흘러갈 때, 고객은 각각의 스텝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우리가 만들어놓은 상세페이지에서 우리의 의도대로 텍스트를 읽고 이해할까? 우리가 만든 광고를 보고 우리 상품 페이지에 도달했을 때 이질감은 없을까?

이런 질문들을 던지면서, 스스로가 고객이 되어 자신이 팔고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계속하라는 것이다.

김 팀장의 말처럼, 고객 입장에서 바라보기는 마케터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장경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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