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D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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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25일(현지시간) 역내에서 통용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의 유효 기간을 접종 완료 뒤 9개월까지로 하자고 제안했다.

디디에 렝데르 법무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EU 코로나19 증명서의 유효 기간을 9개월로 하자고 제안한다"라면서 "이 기간 이후에는 부스터샷을 맞지 않았을 경우 유효성이 더는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EU는 지난 7월 여름 휴가철에 맞춰 EU 거주자를 대상으로 'EU 디지털 코로나19 증명서'를 발급했다.

백신 접종 완료, 검사 음성 판정 또는 양성 판정 뒤 회복 사실을 보여주는 증명서로, 역내 자유로운 이동을 용이하게 해 경제 회복을 돕기 위한 것이다.

이를 소지하면 EU 27개 회원국과 스위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 사이를 오갈 때 별도의 격리나 추가 검사가 면제된다. 한 회원국에서 발급받은 증명서는 다른 회원국에서도 인정이 된다.

그러나 최근 유럽 각국에서 감염자가 급증하고 각국이 제한조치를 다시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역내 자유로운 이동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이 증명서 규정을 새롭게 하자고 나선 것이다.

EU 집행위는 9개월이라는 유효 기간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6개월 뒤에 부스터샷을 맞을 것을 권고한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의 지침과 각국이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조정하는 데 필요한 시간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U 집행위의 이 제안은 회원국과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대로 확정이 될 경우 백신을 맞은 EU 주민 대부분이 올해 2∼3분기에 접종을 완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중순에는 다들 유효기간이 만료되게 된다.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보건 담당 EU 집행위원은 "전체 EU 인구의 65% 넘게 백신 접종을 했지만 충분하지 않다"면서 "모두가 가능한 한 안전하게 여행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더 높은 백신 접종률이 긴급하게 필요하며 부스터샷으로 면역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이날 성명을 통해 백신 접종률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동시에 부스터샷도 촉구했다.

ECDC도 전날 18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부스터샷을 권고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