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공시설을 재개발한 뉴욕 Pier 57 전경.  /RXR 제공
오래된 공공시설을 재개발한 뉴욕 Pier 57 전경. /RXR 제공
“지금은 미국 ‘멀티패밀리’(다세대주택)와 같은 메가트렌드에 주목해야 한다.”

스콧 레크러 RXR리얼티 회장(사진)은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부동산시장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RXR은 미국에서 멀티패밀리, 물류센터, 인프라 등을 개발하는 시행사 겸 자산운용사다. 운용 부동산 자산은 208억달러(약 24조7000억원) 규모다.

국내 기관투자가와의 미팅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레크러 회장은 “싱글패밀리(단독주택) 가격이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올라 부담을 느끼는 젊은 세대가 고급 멀티패밀리 수요층으로 돌아서고 있다”며 “그동안 중산층을 위한 멀티패밀리 공급은 많았지만 고급 멀티패밀리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패러다임 전환…'멀티패밀리' 같은 메가트렌드 주목"
RXR은 이런 수급 불균형을 10년 이상 이어질 추세로 보고 지난해부터 멀티패밀리 개발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레크러 회장이 전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밀레니엄 세대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주택 수요가 늘어났는데 전반적인 주택 공급은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커머셜 옵서버가 발표하는 올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2위에 오른 그는 성공 투자의 조건으로 이른바 ‘슈퍼스타’ 지역 집중을 추천했다. 의료 및 교육 시설, 일자리가 잘 갖춰진 지역을 뜻하는 말로 보스턴, 덴버, 시애틀, 뉴욕 메트로폴리탄, 피닉스, 플로리다, 마이애미, 올란도, 텍사스 오스틴 등이 해당한다. 그는 “경제 흐름에서 봤을 때 젊은 전문직이 몰리는 도시가 결국 오래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인 한국 기관투자가와 관련해선 “최근 수년간 투자 경험을 쌓아 부동산과 금융 구조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에서도 한국 투자자와 자주 미팅을 했는데, 멀티패밀리뿐만 아니라 미국 내 다양한 개발사업에 한국 투자자와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