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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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담보대출을 준비하는 김 모씨는 요즘 골치가 아프다. 은행에선 6개월 변동금리로 3.5%를, 혼합형으로는 4.1%를 각각 제시했다. 혼합형은 5년 고정 이후 6개월변동금리가 적용되는 구조다. 혼합형 금리가 높은 수준이지만, 1년 거치 가능(금리 0.2% 증가)하다는 점이 이점이다.

#. 다음달 전세대출을 받으려는 정 모씨도 고민이 많다. 은행에선 C씨에게 고정금리로 4.24%, 3개월 변동금리로 3.5%를 안내했다. 그는 "고정금리는 주거래 은행의 우수고객 금리인하 혜택이 올해 마감됐고, 내년에 다시 인하혜택이 생긴다면 2월에나 0.3% 정도 인하될 것 같다"며 "금리 차이가 큰데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만 나와서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기준금리 1% 시대가 개막하면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놓고 차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1.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대출 이자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차주들의 이자부담은 지난해 말 대비 2조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과 이번달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가 부담해야 할 이자는 총 5조8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여기서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정한 기준금리가 아니다. 일명 대출의 '기준'이 되는 수치로,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근거가 된다. 국내 8개 은행의 자금조달 정보로 산출되는 코픽스(COFIX) 금융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이다. 이는 은행 수신금리와 시장 채권금리 등의 영향을 받게 된다. 우대금리는 월급을 이체하거나, 각종 공과금 이체나 적금 유치 등으로 산출된 금리를 대출금리에서 빼주는 방식이다.

문제는 앞으로 대출금리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간담회에서 1분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연 1%가 됐지만, 여전히 온화적이며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고 뒷받침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년 1분기 금리 인상을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금통위가 내년 1, 2월에 열리는 만큼, 이중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심지어 시장에선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이상 인상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여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말까지 두 번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한다"며 "인상 시점은 1분기와 3분기 각각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아보이며, 2~3번 추가로 금리가 인상되면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은행권에선 고정금리 이용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3번 기준금리 인상을 감안하면 기준금릭 최대 1.75%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5년간 동일한 원리금 및 이자를 내는 게 부담이 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및 원리금 부담이 대폭 확대될 수 있는 만큼, 5년간 정해진 금액을 내는게 차주들 입장에선 마음이 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존에 변동금리로 대출을 보유한 차주들도 고정금리를 이용하는 게 좋지만, 무조건 갈아타기를 추천하진 않았다. 대출 실행일에 적용된 가산금리가 현재 은행권의 가산금리보다 더 낮을 수 있어서다.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방침에 은행권은 지난 9월부터 우대금리를 줄이고 전세자금대출 등과 관련한 가산금리를 높여왔다.

2017년 주택담보대출을 2.8% 변동금리로 받았던 차주의 경우 당시 적용 받은 가산금리는 1.06%였다. 이를 고정금리로 바꾼다면 가산금리도 현재 시점으로 재산정돼 오히려 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 현재 은행권의 가산금리는 2~3%대 수준이기 때문이다.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차주라면 은행에 직접 방문해서 대출 당시 받았던 가산금리와 현재 가산금리를 비교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