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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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칼럼리스트 황교익이 '외국인이 선호하는 한식 1위'에 치킨이 올랐다는 소식에 "자랑스럽냐"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황 씨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은 치킨 공화국"이라며 "전세계 맥도날드 점포보다 한국 치킨집이 더 많다. 경쟁이 치열해 금방 망하고, 그 망한 집에 또 다른 치킨집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이어 "치킨이 맛있어서 치킨집 많이 생기는 거 아니다"며 "치킨집이 많이 생겨서 경쟁하느라 양념법이 다양해지고 그게 한국 치킨의 경쟁력으로 등장했다. '한국 치킨의 영광'은 치킨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쓰러져간 수많은 영세 자영업자의 피눈물로 지어진 위령탑"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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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선호하는 한식 1위에 치킨이 오른 이유에 대해서는 "'치킨집이 인구 대비 가장 많은 나라' 한국에서는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 음식이면서 한국적 재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며 "육계 종자는 미국과 영국에서 가져오고, 사료는 미국 곡물이며 치킨을 튀기는 기름도 미국산 콩과 옥수수에서 뽑는다"고 주장했다.

또 "양념으로 발라지는 달콤한 물엿도 미국산 옥수수로 만든 산당화 물엿이고, 고춧가루는 대체로 중국산일 것"이라며 "이래도 외국인 선호 1위에 치킨이 선정된 것이 자랑스러운가"라고 반문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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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해당 보도에 대해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육계 1.5kg짜리로 조리된 치킨을 외국인도 맛있다고 하지 않는가'라는 맥락"이라고 해석하면서 "치킨에다 민족적 자부심을 주입하여 3kg 육계를 달라는 시민의 주장에 찬물을 끼얹겠다는 속셈"이라고 전했다.

황 씨는 치킨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꾸준히 이어갔다. "한국 닭은 작고 맛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1.5㎏ 수준의 닭 크기를 3㎏까지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거듭 밝혔다.

이에 대한양계협회까지 성명문을 내면서 반박했지만, 황 씨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부자는 치킨을 안 먹는다. 물론 어쩌다가 먹을 수는 있어도 맛있다고 찾아서 먹지 않는다"라면서 '치킨 계급론'을 주장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야구장에서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2018년 2월 구치소 생활을 마무리하고 나온 후 자택으로 치킨을 배달한 모습을 근거로 황 씨의 주장에 반박이 나오기도 했다.
201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치소 생활을 마무리하고 나온 뒤 서울 용산구 자택으로 치킨을 배달 주문했다며 공개된 영상 / 사진=안다TV 캡쳐
201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치소 생활을 마무리하고 나온 뒤 서울 용산구 자택으로 치킨을 배달 주문했다며 공개된 영상 / 사진=안다TV 캡쳐
이에 황 씨는 "부자가 서민 음식을 먹는다고 그 서민 음식이 부자 음식으로 바뀌는 건 아니다. 계급에 따라 주어지는 음식이 다름을 인정하는 게 그리 힘든 일인가"라고 재반박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