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돈 수백만원 날릴 판"…전기차 구매자들 애탄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반도체 부족에 車 출고 지연
올해 계약해도 출고는 내년으로
매년 바뀌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보조금 삭감될까 계약자들 '발 동동'
올해 계약해도 출고는 내년으로
매년 바뀌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보조금 삭감될까 계약자들 '발 동동'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소비자들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매년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이 엄격해지는 가운데 차량 출고는 늦어지고, 심지어 계약 때보다 차량 가격이 오르면서 당초 예상했던 보조금 지급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에서다.
반도체 부족 사태로 출고 대기기간이 길어지면서 올해 계약한 차량의 출고가 내년으로 밀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전기차 구매자들에겐 올해와 내년 차이로 보조금 지급 액수가 달라질 수 있어 출고 지연은 한층 예민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현재 정부는 전기차 가격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6000만원 미만 차량엔 보조금 전액, 6000만~9000만원 차량에는 절반을 각각 지원한다. 9000만원 이상 전기차는 보조금을 주지 않는다. 내년에는 보조금을 받을 길이 더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내년 차량 출고를 받더라도 올해 공고한 전기차 보조금 대상자로 선정됐다면 올해 기준으로 보조금을 지급받는다. 다만 대상자로 선정된 뒤 3개월 안에 차량이 출고되지 않으면 대상자 자격이 취소되기 때문에 이 경우 내년 기준 보조금을 지급받게 된다. 현대차 아이오닉5, 제네시스 GV60, 기아 EV6 등은 현재 계약하면 출고까지 최소 8개월에서 많게는 1년이 넘게 걸린다. 하반기 차량을 계약한 소비자가 올해 보조금 대상자로 선정됐더라도 3개월 이내 출고 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매년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달라지고 있고, 출고 지연도 소비자 책임은 아니다"면서 "정부가 계약 연도(올해)를 기준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예외를 둬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는 반도체 수급난 이후 제조사들에 차량 계약 단계에서 내년 출고 가능성을 소비자들에게 안내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출고가 아닌 계약 시점 기준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건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점진적 인하' 방침과도 어긋나는 면이 있다고 봤다. 앞서 환경부는 오는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단 최근 테슬라 모델 3, 모델 Y 가격 인상으로 보조금이 삭감되는 문제에 대해선 예외를 적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한해 계약 연도 기준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것. 차량 가격 인상 이슈는 소비자가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5900만원에 계약했는데 출고 시점에 차량 가격이 6000만원을 넘는다면, 이 경우엔 5900만원 기준을 적용해 보조금을 100% 지급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이러한 케이스도 내년 보조금 전액 지급 기준 가격대가 5500만원으로 변경된다면 보조금을 100% 받지 못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처럼) 계약 연도를 기준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준다고 하면 올해 계약이 몰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기로 한 정부 방침과 반대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