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체제 담론 없는 대선 처음"
"제왕적 대통령제 문제…갈등만 조장"
"돈·조직·공약 없지만 수모 이기고 헌신"
손 전 대표는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제가 살아온 인생, 추구해왔던 가치, 겪어온 정치 생활을 떠올렸을 때 멀거니 쳐다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며 "우리나라 정치 체제에 대한 아무런 담론이 없는 대선은 처음 봤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이 석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지금에 와서 웬 뜬금없는 출마냐 하고 의아해하실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현 대선은 나라를 이끌 비전은 보여주지 못한 채 상대를 헐뜯고 조롱하는 네거티브 캠페인에 몰두하고 있다. 누구 한 명이 대통령이 되면 나머지 한 명은 감옥에 갈 것이라는 말이 나도는 선거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은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가 아니라 최선을 선택하는 선거여야 하며 정책과 능력, 비전을 놓고 벌이는 한판의 국민축제여야 한다"며 "한국은 이제 막 올라선 선진국의 문턱에서 이를 유지하고 승승장구하는가, 아니면 여기서 추락해서 퇴락의 길로 가는가 하는 기로에 놓여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문제는 정치이며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제왕적 대통령제가 그 주범"이라며 "제왕적 대통령제와 거대 양당제는 오직 갈등과 분열, 대립과 투쟁만을 조장할 뿐,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의 길을 열어나갈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정치와 제도를 바꿔야 한다. 저 손학규가 하겠다"라며 "통합의 정치를 열어 '편 가르지 않는 나라'를 만들고, 증오와 분열의 정치를 치유와 화합의 정치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돈도 조직도, 화려한 공약도 없다. 캠프도 없이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심정으로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나 홀로 대선'"이라며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하며 그것을 제가 하겠다는 것이다. 그 어떤 개인적 수모도 다 받아들이고 대통령제 아래서 양당제의 극한 대결의 정치를 청산하고 합의에 따른 의회민주주의 정치가 뿌리내리는데 마지막 헌신을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손 전 대표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17·18대 대선에서 각각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섰지만 모두 2위를 차지했다. 19대 대선에서는 국민의당에서 대선 경선을 치렀으며 안철수 대표에게 패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