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직면한 한국타이어, 운영 가능한데도 '셧다운' 선택한 이유는 [車 UP & DOWN]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해 지난 24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한국타이어는 비노조 생산직 직원들로 대전·금산공장을 운영하다 26일 ‘전면 휴업 조치’를 내렸다. 공장을 일부나마 돌릴 수 있음에도 셧다운한 이유는 무엇일까. 타이어 업계는 “안 그래도 선복 부족으로 재고가 쌓인 터라 가동 중단이 불가피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노조의 비상가동 중단 요청에 따라 공장을 닫았다”고 말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운송 대란, 고무 가격 상승, 미국의 반덤핑 과세,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신차 출고 지연은 타이어 업계를 짓누르는 ‘4중고’로 꼽힌다. 그 중 제일 심각한 것은 운송 대란이다.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최근 4000선에서 주춤하다 다시 4600 이상으로 올라섰다. 지난 3월 3000대를 돌파한 이후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다. 타이어는 부피가 커 컨테이너선으로만 운반할 수 있어 타격이 더 크다. 업계 관계자는 “비싸더라도 배를 보낼 수만 있다면 모르겠는데, 적체 현상이 너무 심해 재고만 쌓아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가 언제 풀리지 모르는 선복난에 차라리 공장을 닫아버리는 결정을 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한국타이어는 국내에 대규모 공장 설비를 갖춘 터라 이같은 악재가 더 직격탄이 됐다. 본사 직원들은 이례적인 상황에 4분기 생산량, 판매량 추이를 가늠하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고 전해진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업계의 10월 북미 수출 규모는 1억1200만달러로 지난해 10월(1억3100만달러)보다 14.6% 감소했다. 북미는 국내 타이어 업계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를 비롯한 타이어 업계의 4분기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노조와 집중 교섭을 진행 중”이라며 “원활한 협의를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