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등 유명인사 사진, 이름 등을 상품에 무단으로 넣어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는 ‘퍼블리시티권’이 국내 법률에 처음 명시됐다.

특허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개정법은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갖는 타인의 이름, 초상, 음성, 서명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 사용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했다.

그동안 배우 A 티셔츠, 가수 B 핸드백 등으로 상품을 만들어 팔아도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초상권, 성명권 등이 어떤 법률에서도 독립적인 재산권으로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헌법상 행복추구권 침해와 민법상 불법행위로 보고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진 게 고작이었다.

앞으로는 퍼블리시티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해진다. 손해배상액은 ‘침해자가 해당 물품 판매로 올린 수익 전부’ 등 여러 방법으로 추산할 수 있게 했다. 특허청의 조사 및 시정 권고 등 행정구제도 신청할 수 있다. 개정법은 오는 12월 7일 공포된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특허청 관계자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산업 종사자들이 오랜 기간 투자한 노력과 비용에 무임승차하는 행위를 제재할 규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회원 데이터 유출을 부정경쟁행위로 보는 조항도 신설됐다. ‘데이터 보유자와 계약관계 등에 따라 데이터 접근 권한이 있는 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데이터를 사용·공개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해진다. 이는 내년 4월 20일부터 시행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