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껍질색 보고 배인 줄 알고 집었는데 사과더라고요. 진열대에 상품명을 잘못 붙여놓은 줄 알고 직원한테 물어보니 정말 사과라고 해서 놀랐어요."
[사진=와디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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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 이상의 품종을 교배해 색이나 맛을 다르게 만드는 이색품종 과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30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따르면 최근 한 사과 농가는 껍질색이 노란 빛깔인 '시나노골드'를 선보였다. 이 품종은 '골드딜리셔스' 품종을 개량한 사과로 껍질이 얇고 단단하며 식감이 아삭한 특징이 있다.

이 품종의 색깔이 노란색인 이유는 카로티노이드(카로틴)라는 성분 때문이다. 통상 당근, 노란 파프리카, 감 등 노란색 또는 주황색인 작물에 많이 함유됐다. 카로틴은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A를 만드는 주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제품 판매 가격은 5kg에 4만5000원, 10kg에 8만9000원으로 총 목표 모금액이 50만원이었지만 실제 모인 금액은 679만5000원으로 당초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어 '1359%'를 달성했다.
[사진=와디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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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한 두 마디 크기의 미니사과도 인기를 끌었다. 신품종 사과인 '루비에스'는 2014년 개량된 신품종 사과로, 일본의 미니사과 품종인 '알프스오토메'와 '산사' 품종을 교배해 만들었다. 한 과 기준으로 무게가 60~80g에 불과하다.

농가 측은 2kg을 3만8900원에 판매하며 목표모금액을 50만원으로 설정했는데 이 역시 총 273만9400원어치가 팔려 547%를 기록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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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은 일반 사과처럼 생겼지만 껍질을 까면 복숭아처럼 분홍빛이 도는 사과도 있다. 일명 '복숭아 사과'로 불리는 엔부사과는 '이로도리'와 부사를 교배한 품종이다. 일본어 '엔부'는 '불꽃의 춤'이란 뜻을 갖고 있다. 사과를 잘랐을 때 붉은 부분이 마치 불꽃이 춤추는 것처럼 보인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경기도 평택과 충북 영동에서 생산되는 복숭아 사과를 이달부터 본점과 강남점 지하 청과코너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가격은 개당 1만4800원에 달한다.

신품종 과일 인기는 사과뿐만이 아니다. 많이 대중화된 초록 빛깔 포도 '샤인머스캣'이 대표적인 신품종 과일에 속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포도 재배 농가 면적은 지난해 2913ha에서 올해 3579ha로 22.9%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는데, 여기에는 신품종 과일 수급이 확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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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샤인머스캣이 본격 소비되는 시기인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전체 포도 매출의 53.6%가 샤인머스캣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31.6%에서 22.0%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딸기도 신품종 과일로 꼽힌다. 이마트는 비타베리, 아삭달콤딸기, 하얀딸기 등 새로운 품종을 점포에서 선보인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비타베리는 단단한 육질의 대과형으로 비타민C 함량이 과실 100g 당 77mg으로 일반 품종보다 30%가량 높다. 아삭달콤딸기는 일반 딸기 품종의 과실당 무게가 평균 21g인 데 비해 과실당 60g까지 크는 '대왕딸기 품종'이다. 높은 당도와 단단한 과육이 특징으로 해외 수출용으로 많이 판매된다.

이마트는 붉은빛이 아닌 핑크빛이 도는 만년설 딸기의 물량도 전년 대비 3배 늘렸고, 일본 품종으로 파인애플향이 나는 새콤달콤 하얀딸기를 올해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색 과일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올해도 품종 다양화 전략으로 시장 선점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