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내 '당대표 패싱' 논란 끝 이준석 대표가 돌연 잠적한 가운데,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저도 윤석열 후보의 세종 방문 일정을 언론 보도 이후에 들었다"며 "패싱 같은 일들은 다들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에 선대위 과정에서 자주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본인과 윤 후보의 충청권 방문 일정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상임선대위원장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후보의 충청권 방문 일정을) 당직자가 방문 전날 밤 10시 반에 미안해하면서 말하길래 저는 알겠다고 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윤 후보의 일정이 기획 단계에서 그 기획안이 밖으로 나간 것 같다"며 "당내 여러 불협화음은 처리하면서 후보는 후보 일정을 소화하는 멀티트랙으로 가줘야 한다. 멈출 시간이 없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선대위 갈등의 핵심에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합류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지금도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합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며 "간절함의 정도는 모르겠지만 선대위에 이런 분들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했고, 그중 한 분으로 김 전 위원장을 굉장히 중요한 인물로 영입하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이재명 후보가 지향하고 있는 국가주의적인 체제는 막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해관계나 이런 걸 떠나서 협력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상임선대위원장직 자진사퇴설과 관련해선 "그런 일 전혀 없다. 제가 후보에게 약속했고 그다음에 후보가 그 인사안을 발표한 이상 제가 싫든 좋든 인사안을 존중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후보의 권위가 손상이 된다. 앞으로도 물러날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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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대표는 당대표 패싱 관련 보도가 쏟아진 지난달 29일 밤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게재했다. 이날 이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대위 충청권 방문 일정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바 있다.

이 대표는 다음날인 30일 모든 일정을 돌연 전면 취소했다. 권성동 사무총장이 윤 후보의 지시로 노원병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찾았으나 이 대표는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이 대표가 부산에 방문한 사실이 언론 카메라를 통해 알려졌지만, 방문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 대표의 부산 방문에 정치권에서는 2016년 총선 당시 김무성 전 대표가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갔던 이른바 '옥새 파동'이 겹쳐 보인다는 시각도 나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