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증시 하락·11월 유가 코로나19 이후 최대 하락
미 연준 통화긴축 가속 예고에 투자심리 냉각
세계 경제, 오미크론 불확실성에 재차 '위축'
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에 대한 공포로 다시 한번 휘청였다.

세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고, 국제유가도 재차 급락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가 속도를 더해가고 있지만, 기존 백신과 치료제가 새로운 변이에 대해 효과적이지 않다는 소식만 들려와 공포는 더욱 커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통화정책을 한층 조이겠다고 밝혀 안 그래도 위축된 투자심리를 더 냉각시켰다.

◇ 미국·유럽 증시 하락하고 국제유가도 급락…전날 급락 한·일 증시는 선방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8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0% 각각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5% 내렸다.

앞서 마감한 유럽의 주요국 증시도 약세를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독일 DAX30 지수(-1.2%), 프랑스 CAC40 지수(-0.8%), 영국 FTSE 100 증시(-0.7%) 등이 모두 1% 내외로 하락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공식적으로 분류된 지난달 26일 '패닉장'이 연출된 이후 29일 잠시 반등했다가 이날 다시 공포 분위기에 휩싸인 것이다.

국제 유가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우려로 재차 폭락했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4%, 브렌트유는 5.9% 각각 하락했다.

이에 따라 WTI는 11월 한 달간 21% 가까이 떨어졌고 브렌트유도 16% 내려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월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한국·일본 증시는 오미크론의 불확실성 속에 30일 급락했다가 12월 1일 장 초반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소폭 상승 출발했다가 하락 반전했다.

오전 9시 25분 현재 전날보다 39.99 포인트(0.14%) 낮은 27,781.88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전날 닛케이지수는 1.63% 떨어졌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1.11포인트(0.74%) 높은 2,860.12로 출발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한국시간 오전 9시 45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28.65 포인트(1.01%) 오른 2,867.66을 나타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3.78 포인트(0.39%) 내린 961.85에 거래됐다.

코스피지수는 전날에는 연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70.31포인트(2.42%) 떨어진 2,839.01에 장을 마치며 2,900선을 내줬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26.71포인트(2.69%) 추락한 965.63에 마감했다.

◇ 오미크론 확산세 가속화로 공포감도 고조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덩달아 시장의 공포심도 커지는 모양새다.

유럽은 영국과 독일에서 지역 감염 의심 사례까지 나오면서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첫 오미크론 감염 사례를 보고하기 전에 이미 국내 감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가 공식 확인되기 전 이미 유럽에 상륙해 퍼져나갔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남미 지역에서 처음으로 브라질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왔다.

이로써 아프리카에서 처음 감염자가 발견된 뒤 유럽, 아시아, 북미, 오세아니아, 남미 등 전 대륙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했다.

기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새 변이에 취약할 수 있다는 소식은 오미크론 변이를 둘러싼 공포감을 더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제조사인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델타 변이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은 초기 시험 결과 자사가 개발한 항체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 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리제네론은 자신의 치료제와 유사한 다른 회사의 항체치료제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 연준 긴축적 통화정책 가속화로 투자심리 냉각
이런 상황에서 '세계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 경제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30일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출석에 앞서 배포한 서면 답변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은 고용과 경제활동에 하방 위험을 제기한다"면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사람들이 대면으로 일할 의욕이 꺾여 노동시장의 진전을 둔화시키고 공급망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특히 상원 은행위 청문회에 출석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서둘러 하겠다고 발언해 뉴욕 증시를 출렁이게 했다.

그는 "자산매입 축소를 몇 달 일찍 끝내는 게 적절한지를 논의해야 할 것 같다"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또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표현과 관련해 "이제는 아마도 이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우리가 의미하는 바를 더 명확하게 설명하기에 좋은 때"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본격적으로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나서겠다는 의미로, 금융시장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세계 경제, 오미크론 불확실성에 재차 '위축'
그동안 세계 금융시장은 막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호황을 누려왔다.

오미크론 변이로 실물 경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 가운데 연준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긴축적 통화 정책에 나설 경우 경제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우려도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