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성공전략]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기고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당신에게 달렸다”
‘공감(共感)’은 타인의 사고나 감정을 자기의 내부로 옮겨 넣어, 타인의 체험과 동질의 심리적 과정을 만드는 것을 일컫는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는 것 중의 하나가 공감이다. 수많은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감정을 공유하고 소통함으로써 경험을 극대화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공감의 폭이 그 어느 때보다 넓어져 있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물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위드 코로나’와 같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낮춰지기도 했다. 높은 접종률과 함께 일상으로의 회복이 일단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아직 많은 전문가는 예방조치에 집중하고 스스로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제 공감의 영향력이 우리 모두에게 형성돼 다 같이 움직이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때문에 공감을 강조하는 작업은 더욱 필요해졌다. 이렇게 공감의 영역을 확장하고 행동의 필요성을 피력하는 캠페인이 있어 소개해보고자 한다.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모두의 노력을 강조하는 3단계 캠페인
올해 글로벌 에이전시 매켄 헬스 뉴욕은 공중보건 캠페인으로 국제 광고제 중 하나인 ‘2021 클리오 어워드(2021 Clio Awards)’에서 헬스(Health)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매켄 헬스 뉴욕은 뮤시넥스와 함께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캠페인은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션 아티스트 노마 바와 협력해 포스터 시리즈로 만들어졌다. SNS에서부터 옥외광고까지 소비자들의 주변 곳곳으로 접점을 다각화해 노출했다.

캠페인은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을 강조하는 시리즈로, 총 3단계로 이뤄졌다. 화두는 “팬데믹이라는 커다란 과제는 누구 하나의 노력만으로는 이겨낼 수 없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모여 다 같이 움직였을 때 해결할 수 있다”다.

3단계 시리즈의 첫 번째는 ‘Spread Facts, Not Fear(두려움이 아닌 사실을 퍼뜨리기)’다. 팬데믹 초기만 해도 잘못된 정보와 뉴스는 바이러스 자체만큼이나 빠르게 퍼졌다. 서로 엇갈린 목소리와 의견이 너무 많아 혼란과 불안을 고조시키기에 바빴던 것도 우리가 직접 경험해봐서 알고 있다.
호흡기 전문 제약회사 뮤시넥스는 회사의 브랜드와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 간 접점을 찾아냈다. 감기와 같이 치료 이전, 예방 목적의 행동들이 얼마나 효과적이며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를 전방위적으로 소비자에게 각인시킨 것이다. 안전을 위한 습관을 장려하고 사람들을 전문 의료인에게 안내하기 위해 ‘두려움이 아닌 사실을 퍼뜨리기’를 시작했다.

노마 바는 이해를 돕기 위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필요한 행동수칙을 심벌릭한 일러스트로 만들어 제작했다. 노마 바는 자신만의 ‘네거티브 스페이스(negative space)’와 이중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줄자와 사회적 거리를 상징한 이미지, 손 씻기와 같이 예방조치를 상징한 이미지, 직접적으로 손을 잡는 행위와 금지표시를 상징한 이미지 등 독특한 일러스트레이션을 다양한 접점에서 노출시켰다. 이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 존스홉킨스대 및 기타 국제 전문가가 수집한 유용한 최신 정보들을 열람할 수 있는 마이크로사이트 주소(www.covid-19facts.com)도 게재했다. 혼란스러울 수 있는 시기에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리는 목적을 동시에 담았다.
[PR 성공전략]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기고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당신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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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생명을 구할 수 있다
2단계의 주제는 ‘Boring Heroes(지루한 영웅 되기)’다. 요즘 시대의 영웅은 누구일까. 배트맨도, 아이언맨도, 슈퍼맨도 아닌 ‘집에 있는 사람들’이다. 이것이 두 번째 메시지였다.

뮤시넥스는 모든 사람이 코로나19를 막는 역할을 하도록 격려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면서 자가격리하는 사람들을 영웅에 빗댄 포스터로 눈길을 끌었다. ‘Be a Hero, Be Boring(영웅이 돼라, 지루해져라)’이라는 커다란 카피 아래 영웅의 얼굴 위로 자가격리 중인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집에서 누워 있거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휴대폰을 보거나, 일을 하는 것 등이 모두 영웅적인 행동이 될 수 있음을 이중적 이미지의 독특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표현됐다. 영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가면과 자가격리를 하는 사람의 모습을 비슷하게 표현해 인상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바이러스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느끼는 젊은이들이 주요 대상이 됐다. 그들에게 영웅이란 망토를 두른 영웅이 불타는 건물에 뛰어들어 뛰어오르고, 날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집에 머무르는 것, 기존과는 다른 종류의 영웅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간단하게 전달한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우리 대부분이 할 수 있는 가장 영웅적인 행동이 될 수 있다는 것과 함께 포스터 하단에는 ‘Staying in isn’t exciting, but it saves lives’ 문구를 넣었다. 집 안에 머무는 일은 재밌지는 않지만, 모두의 삶을 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지금 이 순간, 재미있는 약속보다는 지루함을 택하자는 것. SNS상의 #BoringHero 챌린지로 이어진 캠페인은 팬데믹 순간에 모두가 함께 영웅이 돼보자는 협력의 공감대를 강조해 모두의 노력이 절실한 순간이라는 것을 각인시킨 것이다. 뮤시넥스의 마케팅 담당 클로딘 파텔(Claudine Patel) 부사장은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머무는 것이 매우 지루한 행동일 수 있지만 동시에 생명을 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독특한 포스터 시리즈의 영리한 일러스트레이션은 코로나19 시대의 영웅이 가진 ‘모순’을 강력하고 활기차며 재미있는 방식으로 해석해 집에 머물고 안전하게 지내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한몫했다.
[PR 성공전략]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기고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당신에게 달렸다”
[PR 성공전략]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기고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당신에게 달렸다”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마지막에는 전염병으로 수 백만 명의 사망자가 추가된 후에도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사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저 일상의 평범함을 갈망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의 평범함은 위생과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휴가를 가거나 생일파티에 참석하거나, 친구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도 지켜야 할 것이 생겼다.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걸리고 마스크를 쓰는 것과 같은 작은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노마 바의 일러스트레이션은 빛을 발했다. 휴가를 즐기는 얼굴에 휴양지의 크루즈와 마스크 이미지가, 생일파티를 즐기는 얼굴이 마스크와 선물상자 이미지가, 친구와 커피를 마시는 여자의 얼굴에 마스크와 커피잔의 이미지가 겹쳐지도록 했다. 이 포스터는 다름 아닌 ‘세계 마스크의 날’에 공개됐다.

포스터 마지막 시리즈의 메인 메시지는 “Back to Normal is up to You(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다. 코로나19 시대에 마스크가 가지는 상징성과 함께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있어 이만큼 임팩트 있는 메시지가 있을까 싶다.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자’라는 메시지는 앞선 두 단계의 캠페인과 더불어 외부에서의 마스크 쓰기와 일상적인 안전조치는 우리가 그렇게 바라는 ‘일상으로의 회복’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긍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비즈니스 대신 ‘공감’을 선택해 소비자를 아군으로 만들다
클로딘 파텔 부사장은 “마스크 쓰기가 바이러스의 확산을 늦추는 데 필요한 가장 강력한 도구라는 증거가 늘고 있다”며 “세계적인 보건 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것, 우리의 삶과 세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데이터와 근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3단계 마케팅 전략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모두의 노력을 호소하고 있다. 뮤시넥스는 다양한 접점들을 활용해 ‘Spread Facts, Not Fear’, ‘Be A Hero, Be Boring’, ‘Back To Normal Is Up To You’를 집행하며 소비자가 집에 머물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을 따르도록 권장했다.

또한 팬데믹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공유해 소비자들이 신속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여기에 마스크 쓰기 등 공공의 행동을 촉구하는 메시지까지 담았다. 파텔 부사장은 “우리는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며 “비즈니스보다 소비자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필자 관점에서 보건대, 뮤시넥스는 캠페인의 방향성을 매우 영리하게 가져갔다. 자신들의 비즈니스보다 지금 가장 필요한 일상의 공감대 영역을 넓히면서 공공의 노력을 경험하고 실천하는 소비자들을 아군으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뮤시넥스라는 브랜드를 향한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인들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전략에 따라 전통적인 제품광고가 아닌 CSR 형태의 브랜딩 캠페인을 펼쳤다. 브랜드가 생산 및 영업활동을 하면서도 사회 전체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선점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렇듯 공감의 영역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를 빨리 연구하고 파악해야 한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당장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브랜드 입지를 위해 소비자가 같이 움직여줘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면서도 당연한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PR 성공전략]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기고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당신에게 달렸다”
공감대 형성과 실천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다
코로나19로 시작하는 뉴스의 앞단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자극이 됐다. 코로나19 장기화는 전 세계의 수많은 이에게 고통과 시련을 줬다. 아직 진행형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극복을 위한 노력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함께 이겨내기 위한 공감대 형성은 모두가 함께 감정을 공유하고 소통함으로써 팬데믹이라는 상황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된다.

한 해가 마무리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헤맬 때만 해도 이 터널의 끝은 어디이고 언제 나올지를 놓고 모두 혼란스러워했다. 이제 작게나마 긍정적인 빛이 보인다. 모두가 인내하고 공감하며 이겨냈기에 얻을 수 있는 결과고 맞이하게 된 빛이었다. 아직 확실한 끝이 보이지는 않지만 각자의 공감들이 모여 모두의 공감이 돼 실천으로 옮겨졌을 때, 필시 그 터널의 끝은 우리 앞에 와 있을 것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선한 영향력을 주는 캠페인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염원을 밝혀본다.
<저자 소개>

[PR 성공전략]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기고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당신에게 달렸다”
권영국
제일기획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으며 2001년 아트디렉터로 광고계에 입문한 20년 차 광고인이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코웨이, 정관장, 쎌바이오텍을 비롯해 국내외 유수 기업의 영상, 인쇄, 디지털 등 다양한 광고 마케팅을 수행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2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