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은 전통적인 전문의약품(ETC) 중심의 국내 상위 제약사다. 대표제품으로는 피로회복제 ‘우루사’, 종합비타민 ‘임팩타민’, 기능성 소화제 ‘가스모틴’ 등이 있다. 대웅제약의 강점은 의약품 시장에서의 강력한 마케팅 파워다. 다양한 제품을 도입하고 마케팅력을 기반으로 업계 상위 제약사로 자리 잡고 있다.
[종목 분석] 대웅제약, 영업실적 회복 후 수출 비전에 주목한다
‘국내 상위 제약사’ 이상으로 성장하려면 협소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 대웅제약은 2004년 베트남, 2006년 중국에 지사를 설립했고 2017년 인도네시아에 바이오 공장을 준공하는 등 아시아 시장 중심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오리지널 의약품이 없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본격적인 글로벌화는 자체 개발한 주름 개선제 ‘나보타’를 출시하면서 현실화하고 있다. 나보타는 긴 임상 기간을 거쳐 미국, 유럽 등에서 제품 승인을 받았다. 대웅제약은 미국기업 에볼루스와 미국, 유럽, 캐나다, 호주, 일본, 러시아 등의 시장에 대한 판권계약을 하고 나보타를 글로벌 제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나보타로 인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나보타 글로벌 매출 가세로 성장폭 확대될 것
현 시점에서 대웅제약의 비전은 나보타와 위식도역류질환제 ‘가스트로’(성분명 펙수프라잔) 및 신약 파이프라인에서 찾을 수 있다.

나보타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사업 추진이 재개될 것이다. 대웅제약은 2019년부터 나보타로 메디톡스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을 진행해 왔다. 이로 인해 약 2년간 소송비용이 과다하게 지출됐고, 기업 역량을 소송에 집중하다 보니 글로벌 사업 동력도 약화됐다. 영업실적에서도 매출성장이 정체되고 수익성이 악화했다.

최근 메디톡스와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2021년부터 수익성이 대폭 회복됐다. 올해 연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1조1403억 원, 영업이익은 709억 원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사업에도 다시 동력이 붙을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연간 500만 바이알(유리병)의 나보타를 생산할 수 있는 향남공장을 준공하고, 2017년 한국 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KGMP) 승인을 받았다. 이어 2018년 미국 cGMP, 유럽 GMP, 캐나다 GMP를 받았고, 2019년에는 브라질 GMP 승인을 따냈다. 2018년 캐나다, 2019년 미국과 유럽, 2020년 브라질에서 국가별 품목승인도 받았다. 현재까지 나보타와 관련해 78개 국가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었다. 51개 국가에서 제품 허가 승인을 완료했으며 추가로 20여 개국에서 추가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북미(미국·캐나다) 시장에서는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판매 중이고, 2022년에는 유럽에도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임상 3상 결과도 2021년 9월 발표했다. 2022년에는 제품허가를 받고 판매사를 선정해 2023년 출시할 예정이다. 치료용 나보타도 미국 이온바이오파마를 파트너사로 편두통 등 2개 적응증을 대상으로 미국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나보타 매출은 2021년 750억 원(내수 250억 원, 수출 500억 원) 내외로 추정된다. 2022년 유럽 매출, 2023년 중국 매출 가세로 성장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나보타 매출은 1000억 원 내외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치료제로도 개발하고 있다. 2018년 하반기 에볼루스의 모회사 알페온은 치료적응증 톡신 사업에 대한 옵션을 행사했다. 알페온은 치료적응증 톡신 사업을 위한 이온 바이오파마를 설립한 기업이다. 치료적응증 시장 진출은 미용적응증 사업에 이어 중장기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R&D 투자 통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성장동력
대웅제약은 전통적으로 의약품 마케팅과 영업실적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으나, 연구개발(R&D)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2015년 한올바이오파마(현재 지분 30.8%)를 인수함으로써 신약 파이프라인이 보강되고, 대웅제약의 신약 개발력도 향상됐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020년 매출 886억 원, 영업이익 59억 원의 중소형 제약사지만, 경쟁력 있는 두 가지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이 있다. ‘HL161’(Anti-FcRn)과 ‘HL036’(Anti-TNFα)이다. HL161은 자가면역질환 항체신약이다. HL036은 안구건조증을 치료하는 바이오의약품으로, 미국에서 임상 3-1상(임상명 VELOS-2)을 올 상반기에 마치고 다음 임상(VELOS-3)을 준비 중이다. 현재 대웅제약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거액의 자금을 투입해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도 확장 중이다.

자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제 ‘가스트로’도 성장 잠재력이 있다.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 기전의 차세대 위식도 역류질환제로 HK이노엔의 ‘K-CAB’과 경쟁 의약품이다. 가스트로는 2021년 4분기 국내 제품승인이 예상된다. HK이노엔의 K-CAB이 연간 1000억 원 내외의 제품으로 성장했다. 대웅제약의 마케팅 파워를 고려하면 거대 품목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 대웅제약은 가스트로 수출을 위해 미국 뉴로가스트릭스, 중국 상하이 하이니, 브라질 EMS, 멕시코 목샤8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한국에서 제품 승인이 나면 가교 서류로 바로 브라질과 멕시코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 중국과 미국에서는 장기간 임상을 진행한 후 출시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의 2020년 R&D 비용(회계처리 기준)은 1435억 원으로 매출 대비 15.3%에 달한다. 2021년 3분기 누계는 1251억 원으로 매출 대비 19.9%다. 상위 제약사 중 비교적 많은 금액을 R&D 비용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은 펙수프라잔 외에도 당뇨병 치료제 ‘이나보글리플로진’이 있다. 현재 임상 3상 진행 중이다. 섬유증질환제 ‘DWN12088’도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종목 분석] 대웅제약, 영업실적 회복 후 수출 비전에 주목한다
<저자 소개>
[종목 분석] 대웅제약, 영업실적 회복 후 수출 비전에 주목한다
하태기
SK증권 리서치센터에서 28년간 제약·바이오와 화장품을 담당했다. 현재는 상상인증권에서 4년째 제약·바이오 업종을 맡고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2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