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③ANALYSIS] 배양육에 남아 있는 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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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정석 충북대 축산학과 교수
2013년 마크 포스트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교수는 도축장에서 갓 도축된 소의 엉덩이 부위에서 근육을 채취해 실험실에서 근육줄기세포(myosatellite cells)를 추출하고 그것을 근관(myotube)이라는 근육세포로 분화시켜 조직공학 기술로 배양된 근육을 원료로 한 세계 최초의 버거를 선보였다. 이것은 가축을 사육하고 고기를 만드는 관행적인 방법과 달리 생명공학 기술로 고기를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개념의 시발점이 됐다.
마크 포스트 교수가 배양육 개발 연구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세계적으로 인구와 식량 생산의 요구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공급량을 맞추기 위해 인류는 지구 자원을 지속적으로 넘치게 소비하고 있고, 포스트 교수는 배양육이 이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글로벌 이슈는 북미,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들의 연구자와 기업가들의 관심과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는 현재까지 이어져 생명과학 및 식량 생산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연구개발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도 배양육 개발을 목표로 한 스타트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배양육(cultured meat)이란 가축으로부터 살아있는 세포를 추출하고 인큐베이터에서 세포를 먹을 수 있는 조직으로 배양해 만든 식육제품 또는 식육제품 제조를 위한 동물성 자원이다. 하지만 배양육을 식육 제품으로, 특히 원료육(raw meat)으로 정의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배양육의 연구개발이 많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 축산물 위생관리법에서는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가축의 지육(枝肉), 정육(精肉), 내장, 그 밖의 부분을 식육이라 한다. 식육제품은 최소한 식육이 50% 이상이 포함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고기를 섭취하는 이유는 다른 식품보다 고기의 관능적인 만족감과 풍부한 양질의 필수 동물성 영양소를 고기로부터 얻어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배양육이 관련 산업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생산, 제조, 안전성 등과 관련된 기준, 플랫폼 및 효율성 같은 기초 자료가 충분히 마련돼야 하지만 아직까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배양육이 넘어야 할 어려운 허들이 해결돼야 소비자에게 배양육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줄기세포에 따라, 가축에 따라, 전용 배지 개발 필요해
배양육의 주재료로 이용될 수 있는 세포들은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① 배아줄기세포(ESC·Embryonic Stem Cell), ②유도만능줄기세포(IPSC·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③중간엽줄기세포(MSC·Mesenchymal Stem Cell), ④근육줄기다.
어떤 줄기세포를 이용하든 플라스크 또는 배양기(bioreactor)라는 장치에서 배양액의 호르몬, 글루코스, 아미노산,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성분을 제공해야 자가증식과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다. 모든 세포는 성장단계마다 필요한 영양성분이 다르다. 이것은 마치 가축을 키울 때 성장단계에 따라 사료의 성분이 각각 다르게 필요한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세포를 키울 때는 FBS(Fetal Bovine Serum)라는 소태아혈청이 배양액에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소태아혈청에는 세포의 증식과 분화에 필요한 성장인자, 항체, 단백질, 지질, 호르몬, 효소, 미확인 물질 등을 포함하여 1000가지가 넘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주로 세포를 배양할 때 FBS를 배양액의 필수 성분으로 사용한다.
배양육 개발 연구에서도 FBS를 첨가한 배지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FBS는 주로 태아 상태의 송아지로부터 채취되기 때문에 그 가격이 매우 비싸고 동물 윤리적인 문제와 성분의 표준화가 매우 어렵다는 난제가 있다. 배양육을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식품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해소되어야 할 허들 중에서 배양육의 가격 부분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
배양육을 위한 세포를 키울 때 사용되는 배양액은 배양육용 세포 전용이 아닌 기존 다양한 연구에 쓰이는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기존 상용화된 배지들의 가격이 비싼 게 배양육의 허들이다. 따라서 전용 배지의 개발과 함께 FBS의 대체품도 개발돼야 한다. 현재 연구자들이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지하고 저렴한 배양육 전용 배지 개발과 FBS의 대체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세포를 추출한 가축의 축종, 품종, 부위, 나이, 성별 등에 따라 세포의 성장 특성이 다르고, 세포의 성단 단계에 적합한 저렴한 배양액 개발과 FBS의 배지 및 대체품 개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서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으로 판단된다.
대량생산을 위한 설비의 부재
배양육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세포가 안정한 수준에서 줄기세포의 증식과 분화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 세포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야 한다. 체외에서 세포의 성장은 적합한 배양액 성분과 함께 배양온도, 배양시간, 배양기 종류, 배양 면적, 배양기의 공기 조성, 자극, 지지체(microcarriers & scaffolds)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배양육에 사용되는 줄기세포의 배양 연구는 기존 세포배양법을 기반으로 수행됐으나, 배양육을 위한 세포의 종류와 성장단계에 따른 적합한 배양법이 개발돼야 한다.
기본적으로 앞서 언급한 줄기세포들은 표면에 붙어서 성장하는 부착성 세포들이다. 따라서 배양기 내에서 2차원적 배양뿐만 아니라 3차원적 배양이 가능해야 세포 생산의 효율성과 입체적인 배양육이 확보될 수 있다.
가축을 키울 때 축종별 성장단계별 그리고 사육환경에 따라 사양기술이 다르듯이 배양육을 위한 세포를 키울 때도 세포에 따른 적합한 배양기술이 정립되어야 효율성과 대량생산이 가능한 배양육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배양육 상용화에 또 하나의 허들은 줄기세포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설비의 부재다. 이런 문제는 당연하다.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의 식품생산 기술이기 때문이다. 기초적으로 세포배양 기술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질병의 진단, 치료 등과 기초 학문을 위한 기술이었다.
이런 이유로 세포배양 기술이 식품생산과 관련된 응용 기술로 활용된 것은 산삼 배양근 개발 정도로 사례가 매우 적다. 2013년 네덜란드 마크 포스트 교수가 처음으로 세상에 배양육을 발표했을 때에도 마크 포스트 교수는 실험실에서 수많은 배양 플라스크를 이용해 세포를 키워 배양육을 제조했다.
그 이후로 해외의 배양육 스타트업들과 연구자들은 설비 제작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배양육 대량생산 전용 설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배양육 스타트업들은 아직 배양육의 대량생산에 필수적인 설비 개발 분야 연구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의약학 분야에서는 세포치료제 개발 및 생산 목적으로 대용량의 세포 배양기를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하여 세포치료제 목적으로 세포를 대량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비들도 미국, 유럽 국가들의 기업에서 이미 개발 및 판매를 진행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러한 배양설비 산업이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배양육 연구와 함께 배양육 전용 대량설비 개발이 수행돼야 합리적인 가격의 배양육 상용화가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종양형성, 화학물질 등에 대한 안전성 확보 필수
배양육이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안전성, 품질, 맛이 보장돼야 한다. 먼저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크게 세 가지 리스크가 있다.
첫 번째로 배양육에 이용될 세포의 안전성이 확인되어야 할 것이다. 종양형성, 발암성, 유전자변형 등이 그것이다. 두 번째, 세포를 키우기 위해 사용될 배양액 내 성장인자, 호르몬, 항생제, 영양성분 등을 포함한 다양한 화학적 물질들의 안전성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세 번째, 세포배양육 제품의 영양성분, 알레르기, 독성 등이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지 여부도 반드시 검증돼야 한다.
배양육이 식품으로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배양육의 품질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고기는 근육, 지방, 근막, 혈액, 연골, 인대 등 다양한 조직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다른 식품에 비해 압도적으로 관능적인 부분에서 우수하다. 고기의 보수성, 유화성, 결착성 같은 특성들 때문에 2차 가공제품 제조 및 다른 식품과의 조화도 유리할 뿐만 아니라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 필수 영양성분 등이 풍부해서 적당히 섭취하면 건강한 삶을 지속하는 데 매우 유리한 식품이다.
안전과 품질이 보증된다고 하더라도 ‘맛’이 없으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가 어렵다.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발표된 배양육은 지지체를 기반으로 배양된 고기보다 덜 성숙된 근육세포와 지방세포가 혼합된 구성물 정도로 그 맛과 품질에서 실제 고기와 비교했을 때 관능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살코기는 수분 70~75%, 단백질 18~19%, 지방 5~10% 정도로 주 영양성분이 매우 풍부한 식품이다. 하지만 현재 배양육과 관련해 ‘비동물성 지지체 내에서 세포가 얼마나 존재하는지’, ‘구성성분은 어떻게 되는지’ 등 배양육의 품질 및 영양성분에 대한 언급은 매우 적다. 아직까지 배양육 연구개발이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가 미약한 것으로 판단되나 이러한 부분이 정리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배양육이 고기와 유사한 대체품으로서 선택받을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법적 기반 확립이 우선시 돼야 한다. 제도적 틀이 마련돼야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경제적·관능적·영양적으로 품질이 우수한 배양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배양육 스타트업과 관련 업자들이 배양육 산업을 건강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배양육의 배양방법, 설비, 안전성, 품질과 성분 스펙 등이 법적으로 플랫폼화돼야 미래 자원환경, 기업활동에 따른 경제성장, 먹을거리의 다양성, 국민건강 보전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경쟁력이 충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자 소개>
최정석
충북대 축산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배양육 생산기술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과거 모사미트의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배양육을 연구한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축산물위생심의위원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배양육 협의체의 전문위원으로 배양육 상업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2월호에 실렸습니다.
마크 포스트 교수가 배양육 개발 연구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세계적으로 인구와 식량 생산의 요구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공급량을 맞추기 위해 인류는 지구 자원을 지속적으로 넘치게 소비하고 있고, 포스트 교수는 배양육이 이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글로벌 이슈는 북미,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들의 연구자와 기업가들의 관심과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는 현재까지 이어져 생명과학 및 식량 생산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연구개발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도 배양육 개발을 목표로 한 스타트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배양육(cultured meat)이란 가축으로부터 살아있는 세포를 추출하고 인큐베이터에서 세포를 먹을 수 있는 조직으로 배양해 만든 식육제품 또는 식육제품 제조를 위한 동물성 자원이다. 하지만 배양육을 식육 제품으로, 특히 원료육(raw meat)으로 정의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배양육의 연구개발이 많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 축산물 위생관리법에서는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가축의 지육(枝肉), 정육(精肉), 내장, 그 밖의 부분을 식육이라 한다. 식육제품은 최소한 식육이 50% 이상이 포함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고기를 섭취하는 이유는 다른 식품보다 고기의 관능적인 만족감과 풍부한 양질의 필수 동물성 영양소를 고기로부터 얻어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배양육이 관련 산업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생산, 제조, 안전성 등과 관련된 기준, 플랫폼 및 효율성 같은 기초 자료가 충분히 마련돼야 하지만 아직까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배양육이 넘어야 할 어려운 허들이 해결돼야 소비자에게 배양육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줄기세포에 따라, 가축에 따라, 전용 배지 개발 필요해
배양육의 주재료로 이용될 수 있는 세포들은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① 배아줄기세포(ESC·Embryonic Stem Cell), ②유도만능줄기세포(IPSC·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③중간엽줄기세포(MSC·Mesenchymal Stem Cell), ④근육줄기다.
어떤 줄기세포를 이용하든 플라스크 또는 배양기(bioreactor)라는 장치에서 배양액의 호르몬, 글루코스, 아미노산,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성분을 제공해야 자가증식과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다. 모든 세포는 성장단계마다 필요한 영양성분이 다르다. 이것은 마치 가축을 키울 때 성장단계에 따라 사료의 성분이 각각 다르게 필요한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세포를 키울 때는 FBS(Fetal Bovine Serum)라는 소태아혈청이 배양액에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소태아혈청에는 세포의 증식과 분화에 필요한 성장인자, 항체, 단백질, 지질, 호르몬, 효소, 미확인 물질 등을 포함하여 1000가지가 넘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주로 세포를 배양할 때 FBS를 배양액의 필수 성분으로 사용한다.
배양육 개발 연구에서도 FBS를 첨가한 배지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FBS는 주로 태아 상태의 송아지로부터 채취되기 때문에 그 가격이 매우 비싸고 동물 윤리적인 문제와 성분의 표준화가 매우 어렵다는 난제가 있다. 배양육을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식품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해소되어야 할 허들 중에서 배양육의 가격 부분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
배양육을 위한 세포를 키울 때 사용되는 배양액은 배양육용 세포 전용이 아닌 기존 다양한 연구에 쓰이는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기존 상용화된 배지들의 가격이 비싼 게 배양육의 허들이다. 따라서 전용 배지의 개발과 함께 FBS의 대체품도 개발돼야 한다. 현재 연구자들이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지하고 저렴한 배양육 전용 배지 개발과 FBS의 대체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세포를 추출한 가축의 축종, 품종, 부위, 나이, 성별 등에 따라 세포의 성장 특성이 다르고, 세포의 성단 단계에 적합한 저렴한 배양액 개발과 FBS의 배지 및 대체품 개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서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으로 판단된다.
대량생산을 위한 설비의 부재
배양육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세포가 안정한 수준에서 줄기세포의 증식과 분화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 세포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야 한다. 체외에서 세포의 성장은 적합한 배양액 성분과 함께 배양온도, 배양시간, 배양기 종류, 배양 면적, 배양기의 공기 조성, 자극, 지지체(microcarriers & scaffolds)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배양육에 사용되는 줄기세포의 배양 연구는 기존 세포배양법을 기반으로 수행됐으나, 배양육을 위한 세포의 종류와 성장단계에 따른 적합한 배양법이 개발돼야 한다.
기본적으로 앞서 언급한 줄기세포들은 표면에 붙어서 성장하는 부착성 세포들이다. 따라서 배양기 내에서 2차원적 배양뿐만 아니라 3차원적 배양이 가능해야 세포 생산의 효율성과 입체적인 배양육이 확보될 수 있다.
가축을 키울 때 축종별 성장단계별 그리고 사육환경에 따라 사양기술이 다르듯이 배양육을 위한 세포를 키울 때도 세포에 따른 적합한 배양기술이 정립되어야 효율성과 대량생산이 가능한 배양육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배양육 상용화에 또 하나의 허들은 줄기세포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설비의 부재다. 이런 문제는 당연하다.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의 식품생산 기술이기 때문이다. 기초적으로 세포배양 기술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질병의 진단, 치료 등과 기초 학문을 위한 기술이었다.
이런 이유로 세포배양 기술이 식품생산과 관련된 응용 기술로 활용된 것은 산삼 배양근 개발 정도로 사례가 매우 적다. 2013년 네덜란드 마크 포스트 교수가 처음으로 세상에 배양육을 발표했을 때에도 마크 포스트 교수는 실험실에서 수많은 배양 플라스크를 이용해 세포를 키워 배양육을 제조했다.
그 이후로 해외의 배양육 스타트업들과 연구자들은 설비 제작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배양육 대량생산 전용 설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배양육 스타트업들은 아직 배양육의 대량생산에 필수적인 설비 개발 분야 연구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의약학 분야에서는 세포치료제 개발 및 생산 목적으로 대용량의 세포 배양기를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하여 세포치료제 목적으로 세포를 대량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비들도 미국, 유럽 국가들의 기업에서 이미 개발 및 판매를 진행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러한 배양설비 산업이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배양육 연구와 함께 배양육 전용 대량설비 개발이 수행돼야 합리적인 가격의 배양육 상용화가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종양형성, 화학물질 등에 대한 안전성 확보 필수
배양육이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안전성, 품질, 맛이 보장돼야 한다. 먼저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크게 세 가지 리스크가 있다.
첫 번째로 배양육에 이용될 세포의 안전성이 확인되어야 할 것이다. 종양형성, 발암성, 유전자변형 등이 그것이다. 두 번째, 세포를 키우기 위해 사용될 배양액 내 성장인자, 호르몬, 항생제, 영양성분 등을 포함한 다양한 화학적 물질들의 안전성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세 번째, 세포배양육 제품의 영양성분, 알레르기, 독성 등이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지 여부도 반드시 검증돼야 한다.
배양육이 식품으로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배양육의 품질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고기는 근육, 지방, 근막, 혈액, 연골, 인대 등 다양한 조직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다른 식품에 비해 압도적으로 관능적인 부분에서 우수하다. 고기의 보수성, 유화성, 결착성 같은 특성들 때문에 2차 가공제품 제조 및 다른 식품과의 조화도 유리할 뿐만 아니라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 필수 영양성분 등이 풍부해서 적당히 섭취하면 건강한 삶을 지속하는 데 매우 유리한 식품이다.
안전과 품질이 보증된다고 하더라도 ‘맛’이 없으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가 어렵다.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발표된 배양육은 지지체를 기반으로 배양된 고기보다 덜 성숙된 근육세포와 지방세포가 혼합된 구성물 정도로 그 맛과 품질에서 실제 고기와 비교했을 때 관능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살코기는 수분 70~75%, 단백질 18~19%, 지방 5~10% 정도로 주 영양성분이 매우 풍부한 식품이다. 하지만 현재 배양육과 관련해 ‘비동물성 지지체 내에서 세포가 얼마나 존재하는지’, ‘구성성분은 어떻게 되는지’ 등 배양육의 품질 및 영양성분에 대한 언급은 매우 적다. 아직까지 배양육 연구개발이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가 미약한 것으로 판단되나 이러한 부분이 정리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배양육이 고기와 유사한 대체품으로서 선택받을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법적 기반 확립이 우선시 돼야 한다. 제도적 틀이 마련돼야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경제적·관능적·영양적으로 품질이 우수한 배양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배양육 스타트업과 관련 업자들이 배양육 산업을 건강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배양육의 배양방법, 설비, 안전성, 품질과 성분 스펙 등이 법적으로 플랫폼화돼야 미래 자원환경, 기업활동에 따른 경제성장, 먹을거리의 다양성, 국민건강 보전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경쟁력이 충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자 소개>
최정석
충북대 축산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배양육 생산기술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과거 모사미트의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배양육을 연구한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축산물위생심의위원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배양육 협의체의 전문위원으로 배양육 상업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2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