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결별 속 민주 출판기념회 참석…與 합류질문에 "쓸데없는 생각"
송영길 "와주셔서 감사"…朴 "파리떼는 다시 모여, 김 전 위원장 지혜 필요"
민주 환대 받은 김종인…박용진 "윤석열에게 안 가셨으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더불어민주당 측 행사에 참석해 환대를 받았다.

이날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다.

김 전 위원장의 '깜짝 등장'은 2016년 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자신의 비서실장이었던 박 의원과의 개인적 인연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 속에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시되던 그의 조기 합류가 불발되고, 여권 일각에서 외연 확장을 위해 김 전 위원장을 재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이날 행보는 적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선 정치적 의미가 깔린 행보가 아니냐는 시선도 고개를 들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민주당 박 의원의 행사에 참석한 것은 역으로 윤 후보 측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여당 인사들은 하나 같이 김 전 위원장에 환영 인사를 했다.

한때 당의 구원투수였던 정치 원로에 대한 예의 차원이기도 했다.

송영길 대표는 행사에 앞서 귀빈실에서 김 전 위원장과 만나 "비대위원장 시절 인연을 맺은 박 의원을 아끼고 도와주셨다"며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이런 (공개 행사) 자리에 나온 지 한참 됐다.

오니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나와 있는데 반갑다"고 말했다.

민주 환대 받은 김종인…박용진 "윤석열에게 안 가셨으면"
행사 주인공이었던 박 의원은 노골적으로 김 전 위원장에 '손짓'했다.

그는 기념회 인사말에서 "김 위원장님이 개인적인 뜻이 있겠지만 저는 모진 이야기를 굳이 들으며 그럴 필요가 있냐고 생각한다"며 "파리떼는 한번 손을 휘저으면 흩어지는데 다시 모인다.

그게 현실이고 정치 속성이니 더 힘든 일 하지 마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주변 인사들을 '파리떼'로 비유하며 이들을 배제할 것을 선대위 합류 선결 조건으로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박 의원은 또 "제게 재벌개혁에 대한 거친 생각을 하나하나 정리할 수 있도록 구체성을 심어준 (김 전 위원장의) 가르침에 대해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성큼 앞으로 가기 위해 김 전 위원장의 지혜가 앞으로도 매우 필요하다"며 "한 말씀 드리자면 (윤석열 선대위에) 안 가셨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신 민주당을 대신 도울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당 공식 라인에서도 '김종인 영입설'에 대해 강하게 선을 긋는 분위기다.

이미 다신 건너올 수 없는 강을 그가 건넜다는 것이다.

그동안 여야를 오가며 '킹 메이커'로 활약했지만 지난 4·7 재보선 당시 국민의힘을 진두지휘하며 여당에 참패를 안겨준 장본인이라는 점에서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제 와서 그분을 모셔온다고 해봐야 무슨 영양가가 있겠느냐. 큰 도움은커녕 역효과도 낼 수 있다"며 "오늘 우리 당 출판기념회에 온 건 국민의힘 쪽에 던지고픈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