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종사자·면회객들이 감염돼 확산 추정…면회금지 행정명령 "요양병원 내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다시피 했는데, 고령의 환자들이 아무 조치도 받지 못한 채 며칠을 보낸 거잖아요.
"
대전지역 요양시설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부모님을 시설에 모신 자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구순을 바라보는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모신 김모(52) 씨는 2일 "내가 바이러스를 옮길지도 몰라 면회를 최대한 자제하며 매일 간병인을 통해 아버지와 화상통화로 안부를 확인하고 있는데, 대부분 주무시다 겨우 깨셔서 몇 마디 나눌 뿐"이라며 "이번에 집단감염이 발생한 병원이 아니라 다행이긴 하지만, 하루하루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전 유성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지난달 25일까지 환자와 종사자 등 19명이 확진된 데 이어 최근 이틀 동안 다른 요양병원과 요양원 6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 132명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시설당 적게는 5명, 많게는 36명이 확진됐다.
방역 당국은 요양시설 간병인·요양보호사·의료진 등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1주일 주기로 선제검사를 하고 있는데, 지난달 30일 일부 종사자가 확진됐다.
이에 환자·입소자로 검사를 확대한 결과 집단감염 사실이 속속 확인된 것이다.
확진자 132명 가운데 101명이 환자와 입소자인데, 대부분 70∼80대 이상 고령이다.
간병인이나 요양보호사 등도 거의 50∼60대이다.
바이러스가 언제 시설 내로 유입됐는지는 모르지만, 길게는 1주일 전일 수도 있다.
그 사이 고령의 환자와 종사자들로 코로나19가 번졌는데, 선제검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감염 사실도 모르고 아무런 조치도 없이 지낸 셈이다.
방역 당국은 종사자들이 외출했다가 감염됐거나 감염된 보호자들이 면회 왔다가 시설 내에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보호자 면회를 금지키로 했다.
종사자 대상 선제검사는 주 1회에서 2회로 강화하고, 환자·입소자도 매주 검사한다.
종사자들은 선제검사 실시일이 아닌 날에는 출근하면서 신속 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시설에 대해서는 매일 점검을 벌인다.
대전시 방역 관계자는 "요양시설 환자·종사자 백신접종이 지난 2월부터 이뤄진 만큼 대부분 돌파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오는 5일까지 종사자 백신 추가 접종을 모두 완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