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오미크론 확산세…바이러스 전파력 높으면 치명률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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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성 높지만 예외도 있어…스페인 독감이 대표적
코로나19 델타 변이도 전파력·치명률 모두 높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바이러스 전파력이 높으면 치명률은 낮다는 이유로 지금의 공포 분위기는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바이러스의 치명적인 정도는 전파력과 반비례 관계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연성이 높기는 하지만 100%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는 다른 생물체의 세포, 즉 숙주 세포에 침투해 그 세포의 유전물질 복제 기능과 단백질 합성 도구를 이용해 증식해나간다.
유전물질과 단백질을 대량 복제해 이를 조립해 바이러스 입자를 만들면 이 입자가 세포 밖으로 튀어나와 다시 다른 세포에 침투하는 식이다.
바이러스 중에는 숙주를 죽일 정도의 강한 독성을 지닌 것도 있다.
다만 바이러스는 세균과 달리 숙주가 없으면 더는 생존할 수 없다.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숙주 바깥으로 나오면 몇 분에서 몇 시간만에 죽는다.
예를 들어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꼽히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 1주일 내 치사율이 50∼90%다.
감염 2∼21일 이내에 구토, 출혈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죽는 경우가 많은데 바이러스가 미처 다른 숙주로 옮겨 가기 전에 숙주가 죽기 때문에 그만큼 확산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반대로 증상이 거의 없거나 가벼운 바이러스라면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의 움직임이 여전히 많아 바이러스도 많이 확산할 수밖에 없다.
특히 무증상일 경우에는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파가 이뤄질 확률이 높아진다.
다만 이 같은 학설에도 예외는 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기에 물려서 걸리는 말라리아는 심하게 앓으면 걸린 사람이 움직이지 못하지만 그만큼 말라리아모기가 더 잘 물게 돼 더 잘 전파된다.
콜레라 역시 설사를 심하게 하면 콜레라균이 많이 나오고 그게 다른 사람 입으로 들어갈 확률이 높아져서 증상이 심할수록 확산이 잘 되는 예외 사례"라고 말했다.
호흡기 바이러스만 따져봐도 마찬가지다.
'20세기 최악의 감염병'으로 꼽히는 스페인 독감이 대표적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치러지던 1918년 전 세계를 강타한 스페인 독감의 경우 전체 사망자만 5천만명이 넘었다.
1차 대전(1914년 7월∼1918년 11월)의 사망자가 약 1천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스페인 독감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스페인 독감 감염자는 5억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전세계 인구는 16억명 수준이었다.
전체 사망자의 70% 이상이 20∼30대일 정도로 허약한 노인이나 어린이가 아닌 젊고 건강한 사람이 주로 희생된 것도 스페인 독감의 특징이다.
오명돈 교수는 "이 분야 대가인 폴 이왈드에 따르면 스페인 독감 때 전쟁 중이어서 (군인인) 감염자가 1차로 텐트에 누워 있는 동안 다른 군인에게 퍼지고, 후송병원에 가서, 또 기차 등으로 이송하면서 (바이러스가) 퍼지게 됐다"며 "즉, 바이러스가 다음 사람을 찾아가는 환경이 어떤 환경이냐에 따라 병동력이 센 것이 확산이 잘 될 수도 있고 (병동력이) 약한 것이 확산이 잘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바이러스는 생존하고 전파하는 데 관심이 있지, 치명률을 낮추는데 관심있는 게 아니다"라며 "여러 종류의 변이가 생기는데 그중 전파력이 높고 치명률이 낮은 바이러스가 전파력과 치명률 모두 높은 바이러스보다 더 잘 살아남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윤 교수는 "치명률은 전파력에 영향을 미치는 1개의 종속적인 요인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를테면 바이러스의 배출량이 얼마나 되는지, 무증상기에 감염이 얼마나 이뤄지는지, 1차 감염에서 2차, 3차 감염까지 걸리는 '세대기'가 어느 정도인지 등이 전파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우점종인 델타 변이도 반비례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사례로 꼽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델타 변이는 전파력이 높아졌지만, 치명률은 그대로 유지됐다"며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변이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 과정에서 숙주를 굳이 살려줄 이유는 없기 때문에 (치명률은)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0∼50대의 경우 6월 전까지 사망자가 거의 없어서 전체 사망자의 1%도 안 됐지만, 이들이 백신 접종을 하기 전인 7∼8월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사망자 비중이 7%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델타 변이의 전파력이 이전과 비교해 높지만 치명률은 낮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발표된 국내 주간 감염재생산지수는 1.19로, 전주(1.10)보다 증가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일상생활에서 몇 명의 2차 감염자를 발생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이하면 '유행 감소'를 의미한다.
치명률 역시 상승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으로 국내 누적 확진자 수는 45만7천612명, 누적 사망자 수는 3천705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누적 치명률은 0.81%로,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한 지난달 1일에는 0.78%였으나 이후 연일 30∼50명대의 사망자가 나오며 소폭 상승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중증으로 악화하는 환자의 비율인 중증화율 역시 9월 1.53%, 10월 2.05%로 급증했으며, 11월 중증화율도 2.5% 안팎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의 치사율은 애초 4% 정도로 평가됐지만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이 0∼2%대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위험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정재훈 교수는 지난달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조금 우려스러운 지점이 있다"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남아프리카에서 유행하고 있는데 이게 다른 바이러스로 대체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게 되면 그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높거나 아니면 백신 효과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김윤 교수 역시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높은 것은 확실하고 얼마나 높은지가 문제"라며 "기존 백신에 대한 저항력이 있는 것도 확실한데 얼마나 더 저항력이 있는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8일 오미크론의 전염력과 중증 위험도 등이 아직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았다며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낙관론도 나온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차기 보건 장관 유력 후보이자 공중보건 전문가인 카를 라우터바흐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감염력을 높이는 동시에 감염자에게 덜 치명적으로 최적화됐을 것이라며 코로나19 대유행의 종식을 앞당길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를 처음 보건당국에 알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사 안젤리크 쿠체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증상이 주로 피로감과 두통 등 경증이었고 델타 변이와는 다른 양상이었다고 말했다.
오명돈 교수는 "현재 너무 공포 분위기만 나오고 있다"며 "어느 쪽으로 갈지는 아직 모르지만 최상의 시나리오를 얘기하자면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를 밀어내고 우점종이 되는데 (오미크론 변이의) 병동력이 감기 정도밖에 안 된다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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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코로나19 델타 변이도 전파력·치명률 모두 높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바이러스 전파력이 높으면 치명률은 낮다는 이유로 지금의 공포 분위기는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바이러스의 치명적인 정도는 전파력과 반비례 관계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연성이 높기는 하지만 100%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는 다른 생물체의 세포, 즉 숙주 세포에 침투해 그 세포의 유전물질 복제 기능과 단백질 합성 도구를 이용해 증식해나간다.
유전물질과 단백질을 대량 복제해 이를 조립해 바이러스 입자를 만들면 이 입자가 세포 밖으로 튀어나와 다시 다른 세포에 침투하는 식이다.
바이러스 중에는 숙주를 죽일 정도의 강한 독성을 지닌 것도 있다.
다만 바이러스는 세균과 달리 숙주가 없으면 더는 생존할 수 없다.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숙주 바깥으로 나오면 몇 분에서 몇 시간만에 죽는다.
예를 들어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꼽히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 1주일 내 치사율이 50∼90%다.
감염 2∼21일 이내에 구토, 출혈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죽는 경우가 많은데 바이러스가 미처 다른 숙주로 옮겨 가기 전에 숙주가 죽기 때문에 그만큼 확산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반대로 증상이 거의 없거나 가벼운 바이러스라면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의 움직임이 여전히 많아 바이러스도 많이 확산할 수밖에 없다.
특히 무증상일 경우에는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파가 이뤄질 확률이 높아진다.
다만 이 같은 학설에도 예외는 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기에 물려서 걸리는 말라리아는 심하게 앓으면 걸린 사람이 움직이지 못하지만 그만큼 말라리아모기가 더 잘 물게 돼 더 잘 전파된다.
콜레라 역시 설사를 심하게 하면 콜레라균이 많이 나오고 그게 다른 사람 입으로 들어갈 확률이 높아져서 증상이 심할수록 확산이 잘 되는 예외 사례"라고 말했다.
호흡기 바이러스만 따져봐도 마찬가지다.
'20세기 최악의 감염병'으로 꼽히는 스페인 독감이 대표적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치러지던 1918년 전 세계를 강타한 스페인 독감의 경우 전체 사망자만 5천만명이 넘었다.
1차 대전(1914년 7월∼1918년 11월)의 사망자가 약 1천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스페인 독감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스페인 독감 감염자는 5억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전세계 인구는 16억명 수준이었다.
전체 사망자의 70% 이상이 20∼30대일 정도로 허약한 노인이나 어린이가 아닌 젊고 건강한 사람이 주로 희생된 것도 스페인 독감의 특징이다.
오명돈 교수는 "이 분야 대가인 폴 이왈드에 따르면 스페인 독감 때 전쟁 중이어서 (군인인) 감염자가 1차로 텐트에 누워 있는 동안 다른 군인에게 퍼지고, 후송병원에 가서, 또 기차 등으로 이송하면서 (바이러스가) 퍼지게 됐다"며 "즉, 바이러스가 다음 사람을 찾아가는 환경이 어떤 환경이냐에 따라 병동력이 센 것이 확산이 잘 될 수도 있고 (병동력이) 약한 것이 확산이 잘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바이러스는 생존하고 전파하는 데 관심이 있지, 치명률을 낮추는데 관심있는 게 아니다"라며 "여러 종류의 변이가 생기는데 그중 전파력이 높고 치명률이 낮은 바이러스가 전파력과 치명률 모두 높은 바이러스보다 더 잘 살아남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윤 교수는 "치명률은 전파력에 영향을 미치는 1개의 종속적인 요인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를테면 바이러스의 배출량이 얼마나 되는지, 무증상기에 감염이 얼마나 이뤄지는지, 1차 감염에서 2차, 3차 감염까지 걸리는 '세대기'가 어느 정도인지 등이 전파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우점종인 델타 변이도 반비례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사례로 꼽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델타 변이는 전파력이 높아졌지만, 치명률은 그대로 유지됐다"며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변이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 과정에서 숙주를 굳이 살려줄 이유는 없기 때문에 (치명률은)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0∼50대의 경우 6월 전까지 사망자가 거의 없어서 전체 사망자의 1%도 안 됐지만, 이들이 백신 접종을 하기 전인 7∼8월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사망자 비중이 7%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델타 변이의 전파력이 이전과 비교해 높지만 치명률은 낮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발표된 국내 주간 감염재생산지수는 1.19로, 전주(1.10)보다 증가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일상생활에서 몇 명의 2차 감염자를 발생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이하면 '유행 감소'를 의미한다.
치명률 역시 상승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으로 국내 누적 확진자 수는 45만7천612명, 누적 사망자 수는 3천705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누적 치명률은 0.81%로,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한 지난달 1일에는 0.78%였으나 이후 연일 30∼50명대의 사망자가 나오며 소폭 상승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중증으로 악화하는 환자의 비율인 중증화율 역시 9월 1.53%, 10월 2.05%로 급증했으며, 11월 중증화율도 2.5% 안팎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의 치사율은 애초 4% 정도로 평가됐지만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이 0∼2%대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위험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정재훈 교수는 지난달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조금 우려스러운 지점이 있다"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남아프리카에서 유행하고 있는데 이게 다른 바이러스로 대체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게 되면 그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높거나 아니면 백신 효과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김윤 교수 역시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높은 것은 확실하고 얼마나 높은지가 문제"라며 "기존 백신에 대한 저항력이 있는 것도 확실한데 얼마나 더 저항력이 있는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8일 오미크론의 전염력과 중증 위험도 등이 아직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았다며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낙관론도 나온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차기 보건 장관 유력 후보이자 공중보건 전문가인 카를 라우터바흐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감염력을 높이는 동시에 감염자에게 덜 치명적으로 최적화됐을 것이라며 코로나19 대유행의 종식을 앞당길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를 처음 보건당국에 알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사 안젤리크 쿠체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증상이 주로 피로감과 두통 등 경증이었고 델타 변이와는 다른 양상이었다고 말했다.
오명돈 교수는 "현재 너무 공포 분위기만 나오고 있다"며 "어느 쪽으로 갈지는 아직 모르지만 최상의 시나리오를 얘기하자면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를 밀어내고 우점종이 되는데 (오미크론 변이의) 병동력이 감기 정도밖에 안 된다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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