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 앞 황소상. /사진=한경 DB
금융투자협회 앞 황소상. /사진=한경 DB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 늦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가 종료되더라도 예상보다 더딘 속도로 금리 정상화 조치를 취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는 2일 오후 ‘2022년 국내·외 채권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 모색’을 주제로 비대면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첫 번째 발표를 맡은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 채권 시장의 전망과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박 연구원은 "미 Fed가 통화 정책의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물가 뿐 아니라 펀더멘털(기초 체력) 회복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만큼, 미국은 테이퍼링이 종료되더라도 안정적인 경제 성장 기반을 다져나가기 위해 예상보다 더딘 속도로 금리 정상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또 "내년에는 고용 회복이 지연되고 임금 상승은 둔화하며 실질 구매력은 떨어지는 가운데 11월 중간 선거 때문에 재정 지원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 회복과 금리 인상 모두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선진국의 느슨한 긴축 정책이 신흥국 채권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그동안 매파적 태도를 보여왔던 독일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가 사임함으로써 유럽중앙은행(ECB)이 완화적 정책 기조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바통을 이어받아 두 번째 주제인 국내 채권 시장의 전망과 투자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오 연구원은 "내년 국내 채권 금리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3월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경제 정책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와 함께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 연구원은 "국내 채권 금리의 상승세가 지속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해 투자 성과가 부진할 수 있다"며 "내년까지는 채권 가격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