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아파트의 품질 검사에는 통상 50여 명의 인력이 투입돼 2주일 정도의 시일이 걸린다. 그러나 최근 국내 한 건설사가 이를 드론 서비스업체에 맡겨 반나절 만에 끝냈다. 사용된 드론은 한 대로 충분했다. ‘인공지능 이미지 인식(AI비전)’ 기술이 접목된 드론(사진)은 갈라짐(크랙)이나 페인트 품질 이상을 쏙쏙 잡아냈다. 또 열화상·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건물 내부에 단열재가 제대로 설치됐는지, 창문틀의 접합에 이상이 있는지 등도 찾아냈다. 국내 드론 서비스업체인 뷰메진이 있었기에 가능해진 기술이다.

드론 서비스란 드론을 활용해 시설 점검, 품질 검사, 정찰 등을 하는 것으로 주로 건설사, 엔지니어링회사, 건자재업체의 수요가 높다. 뷰메진은 국내 4대 드론 서비스업체이자 국내 최초 AI비전 기술을 접목한 3차원(3D) 드론서비스업체다. 드론으로 촬영한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 보내 3D모델링을 한 뒤, AI 기술로 이상 유무를 찾아낸다. 한국 드론 서비스시장은 아직 태동기이지만 뷰메진의 기술이 알려지면서 건설사를 비롯해 엔지니어링업체, 골프장 운영업체, 자동차부품업체, 지방자치단체 등의 수요가 쇄도하고 있다.

강원 지역에서 30여 개 다리 구조물(교량)을 관리하는 한 엔지니어링업체는 1년에 두 번인 정기 안전검사를 최근 뷰메진에 맡겼다. 뷰메진은 교량당 4~5명의 인부가 붙어 이틀 걸리는 작업을 드론 한 대로 6시간 만에 끝냈다. AI비전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눈으로 파악하기도 힘든 교량 표면의 0.1~0.3㎜크기 크랙까지 잡아내고 누수에 따른 백화현상도 찾아냈다. 자율주행 드론이라 사람이 조종할 필요도 없고 주변에 새가 나타나면 자동으로 피한다. 국내 한 해운사 역시 14만t급 벌크선의 표면 안전진단을 최근 이 회사에 맡겼다. 김도엽 뷰메진 대표는 “건축물이나 선박 점검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망 사고가 많아 드론 서비스로 내년 시행을 앞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비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수도권 한 골프장에선 이 드론 서비스를 통해 90만㎡ 넓이 골프장 잔디의 생장 속도를 열화상 카메라로 점검하고 패인 곳도 찾아냈다. 30~40명이 투입돼야 가능한 일이었다. 한 자동차부품업체는 이 회사의 AI비전 기술을 이용해 10만 개 제품에서 불량품을 순식간에 찾아냈다. 한 지자체는 이 회사를 통해 차량 5만 대의 교통량을 분석해 신호 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뷰메진은 국내 최초로 드론충전기능을 가진 드론스테이션(정거장)도 개발해 유럽 수출을 앞두고 있다. 2023년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드론 제조 및 서비스 시장은 2025년 300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세계 유일한 차량용 반도체 기술을 가진 네덜란드 ASML과 같이 대체 불가능한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