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로 치솟자 올해 물가가 종전 전망치(2.3%)를 웃돌 것으로 관측했다. 뜀박질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은이 내년 1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한은 조사국은 2일 내놓은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10월 수준(3.2%)을 웃돌 것으로는 봤지만 예상치마저도 넘어섰다”며 “올 한 해 물가 상승률은 한은 전망치(2.3%)를 다소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1%에서 2.3%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보고서 발간 1주일 만에 수정 전망치마저 문제가 있다고 실토한 것이다.

한은은 지난달 물가에 대해 “석유제품과 농축산물 가격이 고공행진한 데다 내구재 섬유제품 외식 등 가격의 수요 압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와 글로벌 공급병목이 심화·장기화할 경우 국내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치솟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로 올린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 직후 간담회에서 “내년 1분기 금리 인상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내년 1분기엔 1월과 2월에만 열린다. 물가 상승폭이 예상보다 큰 만큼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내년 2월보다는 1월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미국도 커지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긴축적 통화정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지난달 30일 인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하면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몇 달 빨리 끝내는 것이 적절한지 논의할 듯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오미크론이 현재 알려진 것처럼 치사율이 낮다면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