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견제 나선 EU, 세계 인프라에 3000억유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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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게이트웨이' 전략 공개
디지털·기후변화 등에 투자
"美 B3W와 상호 연결·강화"
EU "우리는 지원, 中은 대출"
일대일로 부작용 언급하며
中 개도국 영향력 확대 견제
디지털·기후변화 등에 투자
"美 B3W와 상호 연결·강화"
EU "우리는 지원, 中은 대출"
일대일로 부작용 언급하며
中 개도국 영향력 확대 견제
유럽연합(EU)이 세계 사회기반시설 구축 등에 3000억유로(약 400조원)를 투자하는 ‘글로벌 게이트웨이’ 전략을 공식 발표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맞대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세계 외교가에서는 EU가 중국의 일대일로를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은 2013년부터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재건하겠다는 목적으로 대규모 인프라 사업인 일대일로를 추진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일대일로를 통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를 못마땅하게 보며 대응 방법을 모색해 왔다.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는 글로벌 인프라 투자 구상인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이 미국 주도로 합의에 이르기도 했다.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G7 정상회담 합의의 후속이기도 하다. EU 집행위는 “글로벌 게이트웨이와 미국 주도 B3W는 상호 연결·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게이트웨이에 필요한 자금은 EU 기구와 회원국 정부, 금융회사 등에서 보조금과 융자 형태로 나오게 된다.
일대일로에 참여했다가 중국에 대규모 부채만 지게 됐다는 불만을 품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에 EU의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매력적인 제안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U 집행위는 “참여국들의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 공정하고 호의적인 조건으로 자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우회적으로 일대일로의 약점을 공격한 것이다. 유타 우르필라이넨 EU 집행위원은 “EU는 개도국을 지원해왔지만 중국은 대출해준 것에 그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글로벌 게이트웨이와 일대일로의 최대 격전지로는 아프리카가 꼽힌다. EU의 기후변화 대응 프로그램(유럽그린딜)과 글로벌 게이트웨이가 결합해 아프리카에서 세력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말 아프리카에 백신 10억 회분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게이트웨이로 EU와 중국의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U에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최대 교역국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의 스테파노 사니노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를 열고 대중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 회의다. 최근 EU 회원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는 대만 대사관 격인 대만 대표부 개설을 허용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中 일대일로 견제 나선 EU
EU 집행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글로벌 게이트웨이 사업을 공개했다. 글로벌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비롯해 디지털,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보건, 교육 등에 올해부터 2027년까지 3000억유로를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기초해 EU와 세계의 관계를 더욱 나은 방향으로 재설계하겠다”고 말했다.세계 외교가에서는 EU가 중국의 일대일로를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은 2013년부터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재건하겠다는 목적으로 대규모 인프라 사업인 일대일로를 추진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일대일로를 통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를 못마땅하게 보며 대응 방법을 모색해 왔다.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는 글로벌 인프라 투자 구상인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이 미국 주도로 합의에 이르기도 했다.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G7 정상회담 합의의 후속이기도 하다. EU 집행위는 “글로벌 게이트웨이와 미국 주도 B3W는 상호 연결·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게이트웨이에 필요한 자금은 EU 기구와 회원국 정부, 금융회사 등에서 보조금과 융자 형태로 나오게 된다.
일대일로에 참여했다가 중국에 대규모 부채만 지게 됐다는 불만을 품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에 EU의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매력적인 제안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U 집행위는 “참여국들의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 공정하고 호의적인 조건으로 자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우회적으로 일대일로의 약점을 공격한 것이다. 유타 우르필라이넨 EU 집행위원은 “EU는 개도국을 지원해왔지만 중국은 대출해준 것에 그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글로벌 게이트웨이와 일대일로의 최대 격전지로는 아프리카가 꼽힌다. EU의 기후변화 대응 프로그램(유럽그린딜)과 글로벌 게이트웨이가 결합해 아프리카에서 세력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말 아프리카에 백신 10억 회분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EU와 중국의 불편한 관계
하지만 글로벌 게이트웨이의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로 시행 8년째인 일대일로에 비해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시작 자체가 늦었기 때문이다. 사회기반시설 구축이 시급한 개도국 입장에서는 당장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일대일로를 뿌리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3일 개통하는 중국, 라오스 장거리 철도는 총 60억달러가 투입됐는데 이 중 70%는 중국이 일대일로 전략으로 지원했다. 나머지 30%는 라오스가 중국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충당했다.글로벌 게이트웨이로 EU와 중국의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U에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최대 교역국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의 스테파노 사니노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를 열고 대중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 회의다. 최근 EU 회원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는 대만 대사관 격인 대만 대표부 개설을 허용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