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뜬다고 실물자산 '부동산'이 떨어질까요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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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투자상품 특성에 맞는 투자전략 필요"
"투자상품 특성에 맞는 투자전략 필요"
2030세대의 가상자산 투자는 예상외로 활발합니다. 혹자는 아파트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에 투자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아파트 가격이 지금처럼 많이 상승하기 훨씬 전에도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가상자산 투자는 비교적 활발했습니다. 대신증권의 보고서에 의하면 가상자산은 가격 이외에도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따지고 보면 가상자산 서비스인데요. 가상이 현실로 바뀔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Tipping Point)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가상화폐에서 시작한 가상자산 투자는 이제는 가상 부동산으로 넘어가는 중입니다. 가상 부동산은 쉽게 말해 가상 현실 속에서 부동산을 사고 파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스2(Earth2)가 대표적인데 메타버스에서 구글맵을 기반으로 전 세계의 부동산을 소유, 구매,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10여년 전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 신기술의 도입으로 그 가능성이 높아진 걸로 보입니다. 투자단위는 타일(100㎡)인데 1타일 당 0.1달러의 가격으로 판매되었고 우리나라는 1타일 당 39.27달러(11월27일 현재)를 기록하면서 미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추후 단계적으로 보다 진화된 형태의 서비스가 기대됩니다.
'모든 것에 대한 투자'가 최근의 추세인 건 맞지만 실물(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는 이런 자산에 대한 투자는 현재로서는 위험합니다. 가상 부동산은 초기 단계인 만큼 리스크도 큽니다. 하지만 메타버스와 2030세대의 투자성향이 결합될 경우 성장 잠재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겁니다. 암호화폐, 주식 그리고 부동산이 전세계적으로 오르는 시기에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줄 수도 있을 겁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MonoResearch)에 의뢰해 전국 2030세대 남녀700명을 대상으로 재테크 인식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가상자산에 실제 투자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비율은 40.5%였습니다. 하지만 투자기간과 투자규모를 고려한다면 가상자산이 2030세대의 자산축적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투자기간은 1~6개월미만이 38%, 6개월~1년미만이 35.5%로 1년 미만의 응답자가 73.5%나 됩니다. 특히 투자규모가 500만원 미만이었다는 응답 또한 62.5%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가상자산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점은 변동성입니다. 하루에도 수십%의 변동률을 가지는 경우가 흔한데 이런 변동성의 리스크로 인해 투자기간은 짧을 수밖에 없고 투자규모 또한 소액에 그칩니다. 주식도 유사하지만 클릭 한번으로 매매거래를 진행할 수 있으니 이런 불안은 단기투자를 조장합니다. 투자규모가 적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투자성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습니다.
그 반대편에 서있는 자산이 부동산입니다. 단 한번의 투자에도 수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며 아파트를 매입한 이후에 10년을 한곳에서 사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거래기간이 10년이라는 말입니다. 팔기도 쉽지 않습니다. 거래비용이 많은 것은 차치하고라도 거래가 완성되는 기간 또한 장기입니다. 계약이 체결되기까지도 최소 몇 개월이 소요되지만 계약 이후에도 잔금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이렇게 환금성이 떨어지는 자산은 단점도 있지만 엄청난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잘 팔리지 않고 거래비용 또한 많으니 쉽게 매도를 결정하지 못합니다. 10년씩 보유하다 보니 대부분의 부동산자산은 시세차익이 큽니다. 주식이나 암호화폐의 경우에도 부동산과 같이 장기간 보유한다면 대부분 큰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손해를 보신 분들이 많은 것은 거래 빈도가 높고 쉽게 거래가 가능한 상품의 특성 때문일 겁니다. 모노리서치의 조사에서도 현재의 재테크 수단으로는 예·적금(37.5%)이 가장 높았지만 미래의 재테크는 부동산(36.1%)을 응답한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내 집 마련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면 가끔씩 암호화폐 투자에 성공해서 아파트를 사려는 2030세대를 만나게 됩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더 이상 암호화폐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투자를 통해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자금은 확보했지만 회사를 비롯한 사회생활은 엉망이었다고 합니다.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거래를 따라가려면 새벽까지 깨어 있는 날이 부지기수였답니다. 자산을 관리(투자)할 때 꼭 명심해야 하는 사항은 본인에 대한 투자입니다.
회사생활이나 사업을 통해 매달 300만원의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을 얻고 있는 분들은 현재 7억2000만원(수익률 5% 가정)의 자산을 보유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소득의 증가를 고려한다면 미래가치는 더 높다고 봅니다. 본인에 대한 투자는 안정적인 미래 연금과 함께 현재의 투자 종자돈을 모으는 데도 필수입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해치면서까지 가상자산에 투자한다면 ‘본인’이라는 엄청난 자산의 가치를 훼손하는 겁니다. 미래의 자산가치는 고사하고 현재의 수익률도 보장받기 어렵습니다.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열기는 코로나19 확산이후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든 자산이 급격히 오르다 보니 그 열기가 가상자산에까지 미치는 거라고도 생각됩니다. 그러나 가상자산 투자가 가지는 장점만을 보지 말고 그 이면의 단점도 면밀히 파악해야 합니다. 가상자산도 투자상품의 하나이기에 그에 맞는 투자전략과 목표가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가상자산 투자로는 미래의 자산축적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2030세대가 단순히 재미가 아니라 미래 자산축적의 수단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미래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투자대상을 찾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자산관리가 필요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가상화폐에서 시작한 가상자산 투자는 이제는 가상 부동산으로 넘어가는 중입니다. 가상 부동산은 쉽게 말해 가상 현실 속에서 부동산을 사고 파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스2(Earth2)가 대표적인데 메타버스에서 구글맵을 기반으로 전 세계의 부동산을 소유, 구매,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10여년 전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 신기술의 도입으로 그 가능성이 높아진 걸로 보입니다. 투자단위는 타일(100㎡)인데 1타일 당 0.1달러의 가격으로 판매되었고 우리나라는 1타일 당 39.27달러(11월27일 현재)를 기록하면서 미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추후 단계적으로 보다 진화된 형태의 서비스가 기대됩니다.
'모든 것에 대한 투자'가 최근의 추세인 건 맞지만 실물(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는 이런 자산에 대한 투자는 현재로서는 위험합니다. 가상 부동산은 초기 단계인 만큼 리스크도 큽니다. 하지만 메타버스와 2030세대의 투자성향이 결합될 경우 성장 잠재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겁니다. 암호화폐, 주식 그리고 부동산이 전세계적으로 오르는 시기에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줄 수도 있을 겁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MonoResearch)에 의뢰해 전국 2030세대 남녀700명을 대상으로 재테크 인식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가상자산에 실제 투자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비율은 40.5%였습니다. 하지만 투자기간과 투자규모를 고려한다면 가상자산이 2030세대의 자산축적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투자기간은 1~6개월미만이 38%, 6개월~1년미만이 35.5%로 1년 미만의 응답자가 73.5%나 됩니다. 특히 투자규모가 500만원 미만이었다는 응답 또한 62.5%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가상자산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점은 변동성입니다. 하루에도 수십%의 변동률을 가지는 경우가 흔한데 이런 변동성의 리스크로 인해 투자기간은 짧을 수밖에 없고 투자규모 또한 소액에 그칩니다. 주식도 유사하지만 클릭 한번으로 매매거래를 진행할 수 있으니 이런 불안은 단기투자를 조장합니다. 투자규모가 적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투자성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습니다.
그 반대편에 서있는 자산이 부동산입니다. 단 한번의 투자에도 수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며 아파트를 매입한 이후에 10년을 한곳에서 사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거래기간이 10년이라는 말입니다. 팔기도 쉽지 않습니다. 거래비용이 많은 것은 차치하고라도 거래가 완성되는 기간 또한 장기입니다. 계약이 체결되기까지도 최소 몇 개월이 소요되지만 계약 이후에도 잔금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이렇게 환금성이 떨어지는 자산은 단점도 있지만 엄청난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잘 팔리지 않고 거래비용 또한 많으니 쉽게 매도를 결정하지 못합니다. 10년씩 보유하다 보니 대부분의 부동산자산은 시세차익이 큽니다. 주식이나 암호화폐의 경우에도 부동산과 같이 장기간 보유한다면 대부분 큰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손해를 보신 분들이 많은 것은 거래 빈도가 높고 쉽게 거래가 가능한 상품의 특성 때문일 겁니다. 모노리서치의 조사에서도 현재의 재테크 수단으로는 예·적금(37.5%)이 가장 높았지만 미래의 재테크는 부동산(36.1%)을 응답한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내 집 마련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면 가끔씩 암호화폐 투자에 성공해서 아파트를 사려는 2030세대를 만나게 됩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더 이상 암호화폐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투자를 통해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자금은 확보했지만 회사를 비롯한 사회생활은 엉망이었다고 합니다.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거래를 따라가려면 새벽까지 깨어 있는 날이 부지기수였답니다. 자산을 관리(투자)할 때 꼭 명심해야 하는 사항은 본인에 대한 투자입니다.
회사생활이나 사업을 통해 매달 300만원의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을 얻고 있는 분들은 현재 7억2000만원(수익률 5% 가정)의 자산을 보유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소득의 증가를 고려한다면 미래가치는 더 높다고 봅니다. 본인에 대한 투자는 안정적인 미래 연금과 함께 현재의 투자 종자돈을 모으는 데도 필수입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해치면서까지 가상자산에 투자한다면 ‘본인’이라는 엄청난 자산의 가치를 훼손하는 겁니다. 미래의 자산가치는 고사하고 현재의 수익률도 보장받기 어렵습니다.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열기는 코로나19 확산이후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든 자산이 급격히 오르다 보니 그 열기가 가상자산에까지 미치는 거라고도 생각됩니다. 그러나 가상자산 투자가 가지는 장점만을 보지 말고 그 이면의 단점도 면밀히 파악해야 합니다. 가상자산도 투자상품의 하나이기에 그에 맞는 투자전략과 목표가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가상자산 투자로는 미래의 자산축적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2030세대가 단순히 재미가 아니라 미래 자산축적의 수단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미래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투자대상을 찾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자산관리가 필요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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