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이 비축유를 대거 방출한다는 소식에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가 반등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기존 증산(감산 완화)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OPEC+가 증산을 유지한 것은 코로나19 재확산에도 글로벌 원유 수요 위축이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낙관론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0.93달러(1.4%) 오른 배럴당 66.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2월물 브렌트유는 0.80달러(1.16%) 상승한 배럴당 69.6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OPEC+는 원유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내년 1월에도 하루평균 40만 배럴의 증산 규모를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애초 시장에서는 OPEC+가 미국 정부 등의 비축유 방출 결정에 반발해 증산 계획을 철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화상으로 열린 석유장관급 회의 뒤 발표한 성명에서 “내년 1월에도 하루평균 석유 생산량을 40만 배럴씩 늘리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즉각적인 조정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CNBC는 “일부 애널리스트 사이에선 오미크론으로 인한 에너지 수요의 잠재적 타격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며 “OPEC+가 잠시 시장을 관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달 26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로 지정한 뒤 배럴당 12달러 이상 폭락했다. 이후 오미크론에 대한 정확한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자 사흘 만에 반등해 70달러 선을 회복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