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벤처 창업 생태계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제2 벤처붐’이라고 불릴 만큼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하지만 외면적 성과와 달리 규제에 발목이 잡혀 벤처 혁신이 더뎌지고 있다는 평가도 여전하다.

3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법인은 12만3305개다. 신규 벤처 투자 규모도 4조3000억원을 넘었다. 제1 벤처붐 시기로 불리는 2000년과 비교해 각각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벤처업계 종사자는 73만 명이 넘었다. 작년보다 10.2% 늘었다. 전체 업종 종사자 수 증가율(3.4%)과 비교하면 세 배나 높은 수준이다.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도 15개사로 2017년 3개사에 비해 다섯 배 증가했다. 올해에만 프롭테크 기업 직방, 핀테크 기업 두나무, 신선식품 새벽배송 컬리 등이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의 예비 유니콘 기업도 357개사로, 2017년 115개사에서 3.1배로 증가했다.

표면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제도 개선은 요원하다. 기존 산업과 신산업 간 갈등이 특히 심하다. 수년 전 ‘타다사태’에 이어 최근 변호사단체와 변호사 광고 플랫폼 로톡의 충돌 등 법조·세무·의료·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혁신적인 디지털기술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신산업 출현이 가속화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과도한 규제가 신산업과 기업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