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계정 공유하자"며 돈받고 '먹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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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등 콘텐츠 서비스
이용료 'n분의 1'로 나눠 내
"함께 쓰실 분 모집합니다"
돈 받고 잠적…계정 가로채기도
계정 공유 사기 피해자 늘자
믿을수 있는 중개플랫폼 인기
"1년 새 회원수 8배 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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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프리미엄 4인 팟(모임) 모집 중(2/4)’ ‘스포티파이 한 자리 비었는데 들어오실 분’.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른바 ‘파티원’(한 계정을 공유하는 팀원)을 구하는 글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함께 온라인 클래스, 전자책 등 다양한 콘텐츠 구독서비스가 생겨나면서 이를 즐기는 데 부담이 커지자 모르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해 비용을 낮추려는 움직임이다.
넷플릭스 외에 티빙(1만3900원) 왓챠(1만2900원) 등 토종 OTT들의 프리미엄 요금제도 1만원대로 4명이 나누면 3000~4000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직장인 박모씨(28)는 다양한 파티원과 함께 총 1만7000원에 네 가지 OTT를 이용하고 있다. 그는 “OTT별로 특색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있어 한두 개 OTT에 가입하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며 “한 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금액으로 여러 서비스를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20대 남성 A씨가 당근마켓에서 한 OTT 서비스 모임에 들었다가 돈을 날린 게 이런 사례다. 그는 “처음엔 6개월 공유를 위해 1만9800원을 입금했는데, 1만5000원을 더 내면 6개월을 연장해준다고 해서 총 3만4800원을 입금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모임 주도자가 채팅으로 계정에 문제가 생겨 새로 판다고 하더니 곧 잠수를 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에는 400여 명에게 계정 공유를 유도한 뒤 총 1500만원을 가로채 경찰에 붙잡힌 사례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 피해액은 1만원 이하 소액인 사례가 많아 대부분 신고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피해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계정 공유는 대부분의 업체가 서비스 약관에서 금지하고 있거나, 가족 간 공유만 허용하고 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업체들도 이를 막기 위한 별도의 조치를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지금은 신규 고객 유입에 초점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른바 ‘파티원’(한 계정을 공유하는 팀원)을 구하는 글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함께 온라인 클래스, 전자책 등 다양한 콘텐츠 구독서비스가 생겨나면서 이를 즐기는 데 부담이 커지자 모르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해 비용을 낮추려는 움직임이다.
구독료 부담에 “나눠 내자”
계정을 공유하면 이용자로서는 혼자 비용을 낼 때보다 부담이 절반 이상 줄어든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베이직(9500원) 스탠더드(1만3500원) 프리미엄(1만7000원) 세 가지 요금제로 운영되는데 각각 1명, 2명, 4명의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4명이 프리미엄 요금제를 지급하면 1인당 4250원에 이용할 수 있다. 1인 요금제인 베이직의 절반 수준이다.넷플릭스 외에 티빙(1만3900원) 왓챠(1만2900원) 등 토종 OTT들의 프리미엄 요금제도 1만원대로 4명이 나누면 3000~4000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직장인 박모씨(28)는 다양한 파티원과 함께 총 1만7000원에 네 가지 OTT를 이용하고 있다. 그는 “OTT별로 특색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있어 한두 개 OTT에 가입하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며 “한 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금액으로 여러 서비스를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먹튀’ 피해도 급증
이 같은 계정 공유가 보편화하면서 ‘먹튀’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파티원을 모집한 뒤 돈을 받고 잠적하거나 아이디를 바꾸는 방식으로 소액 사기를 치는 것이다. 사기방지 플랫폼 더치트에 따르면 ‘계정, 공유’ 키워드로 등록된 사기 피해는 2019년 11건에서 2021년 73건으로 늘어났다.지난달 초 20대 남성 A씨가 당근마켓에서 한 OTT 서비스 모임에 들었다가 돈을 날린 게 이런 사례다. 그는 “처음엔 6개월 공유를 위해 1만9800원을 입금했는데, 1만5000원을 더 내면 6개월을 연장해준다고 해서 총 3만4800원을 입금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모임 주도자가 채팅으로 계정에 문제가 생겨 새로 판다고 하더니 곧 잠수를 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에는 400여 명에게 계정 공유를 유도한 뒤 총 1500만원을 가로채 경찰에 붙잡힌 사례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 피해액은 1만원 이하 소액인 사례가 많아 대부분 신고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피해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개 업체까지 등장
사기 피해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자 ‘계정공유 중개 플랫폼’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피클플러스, 링키드, 쉐어판다, 버츠 등이 이런 플랫폼이다. 이들 업체는 수수료를 받아 이용자의 결합을 주선하고, 모임 주도자가 돈을 받고 잠적하거나 구성원이 마음을 바꿔 빠지는 피해 등을 막아준다.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한 피클플러스의 이석준 대표는 “지난 3분기 기준 피클플러스 회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24배 늘었다”며 “초반엔 1만 명 남짓이던 회원 수가 현재 12만 명 정도”라고 말했다.계정 공유는 대부분의 업체가 서비스 약관에서 금지하고 있거나, 가족 간 공유만 허용하고 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업체들도 이를 막기 위한 별도의 조치를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지금은 신규 고객 유입에 초점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