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이 이르면 다음달 화상 정상회담을 추진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 차례도 방한하지 않은 가운데 화상 회담이라도 먼저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중국은 종전선언을 지지한다는 의사도 밝혔다.

청와대는 3일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이 전날 회담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을 추진한다는 데 공감대를 재확인했다”며 “그 이전이라도 정상 간 필요한 소통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계속해서 시 주석의 방한 조건으로 ‘코로나19 상황 안정’을 들어왔지만, ‘그 이전이라도 정상 간 소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이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전에 화상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7년 넘게 이뤄지지 않은 시 주석의 방한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종전선언에 대한 지지도 재확인했다. 양 위원은 “종전선언 추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올림픽을 종전선언의 계기로 삼으려는 문재인 정부와 종전선언을 통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은 이날 서 실장이 “중국의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는데, 청와대 발표에는 이 내용이 빠졌다. 미국과 주요 동맹국들이 베이징올림픽에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서 실장은 최근 문제가 됐던 요소 등 중국산 물품의 한국 공급에 차질 없는 협조를 요청했다. 양 위원은 이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