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업, 중간배당 공개 강제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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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책임투자 설명서 확정
대표-이사회 의장 분리, 권고로
경영권 침해 논란에 후퇴
경영계 "여전히 남아있는 규정
기업 현실과 동떨어져 우려"
대표-이사회 의장 분리, 권고로
경영권 침해 논란에 후퇴
경영계 "여전히 남아있는 규정
기업 현실과 동떨어져 우려"
국민연금공단이 기업투자 ‘가이드라인’ 최종안에서 중간·분기배당에 대한 문구를 삭제했다. 등기이사가 아닌 명예회장, 회장 등의 직함으로 업무를 하려면 이사회 승인을 받으라는 권고 문구도 삭제했다. 기업 경영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는 논란이 일자 한발 후퇴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공단은 3일 제9차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이 포함된 ‘국민연금기금 투자기업의 이사회 구성·운영 등에 관한 책임투자 방향 설명서’를 확정했다.
국민연금은 앞서 2018년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 및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해 후속조치를 만들어 12월과 올해 7월 기금운용위원회에 안을 올렸으나 경영계가 ‘경영권 침해’라는 비판을 하자 이를 보류했다. 이후 기금위에서 소위원회를 구성해 최종안을 마련했고, 이날 확정한 것이다. 최종안은 초안에 적시된 26개 세부원칙 중 12개가 수정됐다.
주주정책과 관련해선 중간·분기배당 조항을 비롯해 △주주환원정책의 일관성 △총주주수익률 등과 관련된 세부원칙 조항이 삭제됐다. 지배구조 및 의결권과 관련해선 “적대적 기업인수나 인수합병에 대한 방어수단이 경영진과 이사회를 보호하는 용도로 활용되지 않도록 한다”는 문장도 뺐다. 내부거래에 대해 이를 감시하는 전담조직을 설치하는 문구도 지워졌다.
경영계가 반발했던 경영진 관련 가이드라인은 완화됐다. “이사회는 최고경영자 승계 담당조직의 구성·운영·권한·책임, 당해 조직 운영의 효율성에 대한 자체 평가, 고위경영진에 대한 성과 평가, 비상시 혹은 퇴임 시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 임원 및 후보자 교육제도 등의 내용을 담은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최고경영자 승계 방안을 마련하고 공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문장은 “이사회는 최고경영자의 유고 등 비상시 혹은 최고경영자의 퇴임 시 승계 절차 등의 내용을 담은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공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로 단순화됐다. 이사가 아니면서 명예회장, 회장 등의 업무를 볼 때도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하라는 권고안은 최종안에서 빠졌다.
이 밖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라는 문구가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로 순화됐고,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의 이력이 있는 자”로만 돼 있던 이사의 불허 조건에 “일정 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자”가 추가됐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라던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 3분의 2 이상’으로 수정됐다.
경영계는 국민연금의 투자설명서 최종안이 초안보단 완화됐지만, 여전히 경영권 침해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손석호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팀장은 “경영계 의견을 대폭 반영해준 건 감사하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규정들이 기업 현실과 동떨어져 우려스럽다”며 “예컨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해서 공개해야 한다거나 이사 보수를 반드시 경영성과와 연동하라는 규정 등은 과도한 지침”이라고 말했다.
김재후/김종우 기자 hu@hankyung.com
국민연금공단은 3일 제9차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이 포함된 ‘국민연금기금 투자기업의 이사회 구성·운영 등에 관한 책임투자 방향 설명서’를 확정했다.
국민연금은 앞서 2018년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 및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해 후속조치를 만들어 12월과 올해 7월 기금운용위원회에 안을 올렸으나 경영계가 ‘경영권 침해’라는 비판을 하자 이를 보류했다. 이후 기금위에서 소위원회를 구성해 최종안을 마련했고, 이날 확정한 것이다. 최종안은 초안에 적시된 26개 세부원칙 중 12개가 수정됐다.
주주정책과 관련해선 중간·분기배당 조항을 비롯해 △주주환원정책의 일관성 △총주주수익률 등과 관련된 세부원칙 조항이 삭제됐다. 지배구조 및 의결권과 관련해선 “적대적 기업인수나 인수합병에 대한 방어수단이 경영진과 이사회를 보호하는 용도로 활용되지 않도록 한다”는 문장도 뺐다. 내부거래에 대해 이를 감시하는 전담조직을 설치하는 문구도 지워졌다.
경영계가 반발했던 경영진 관련 가이드라인은 완화됐다. “이사회는 최고경영자 승계 담당조직의 구성·운영·권한·책임, 당해 조직 운영의 효율성에 대한 자체 평가, 고위경영진에 대한 성과 평가, 비상시 혹은 퇴임 시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 임원 및 후보자 교육제도 등의 내용을 담은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최고경영자 승계 방안을 마련하고 공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문장은 “이사회는 최고경영자의 유고 등 비상시 혹은 최고경영자의 퇴임 시 승계 절차 등의 내용을 담은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공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로 단순화됐다. 이사가 아니면서 명예회장, 회장 등의 업무를 볼 때도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하라는 권고안은 최종안에서 빠졌다.
이 밖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라는 문구가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로 순화됐고,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의 이력이 있는 자”로만 돼 있던 이사의 불허 조건에 “일정 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자”가 추가됐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라던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 3분의 2 이상’으로 수정됐다.
경영계는 국민연금의 투자설명서 최종안이 초안보단 완화됐지만, 여전히 경영권 침해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손석호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팀장은 “경영계 의견을 대폭 반영해준 건 감사하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규정들이 기업 현실과 동떨어져 우려스럽다”며 “예컨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해서 공개해야 한다거나 이사 보수를 반드시 경영성과와 연동하라는 규정 등은 과도한 지침”이라고 말했다.
김재후/김종우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