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자 유도 국가대표 선수가 가정 폭력을 당한 가운데, 법원이 이에 무죄 판결을 내리자 프랑스 시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3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2020 도쿄올림픽에서 유도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마르고 피노(27)는 지난 11월 28일 오전 가정 폭력을 당한 뒤 경찰에 긴급 구조 요청을 했다.

당시 피노는 코가 골절되는 등 얼굴에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동거 중이었던 남자친구이자 유도 트레이너인 알랭 슈미트(38)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것.

피노는 "주말에 말다툼을 했는데 슈미트가 목을 졸라 죽이려 했다"며 "욕을 하며 머리를 땅에 여러 번 내리치기도 했다. 이웃의 신고로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슈미트는 "피노가 먼저 주먹을 휘둘렀다"며 본인의 행동이 정당방위였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는 "나는 살면서 한 번도 누군가를 때린 적이 없다"고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

검찰은 "매우 심각한 폭력"이라며 슈미트에 대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은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법원의 판결에 프랑스 시민들은 공분을 일으켰다.

프랑스의 스포츠 장관인 록사나 마라치네아누는 "피노가 이번 일의 희생자임이 분명하다"며 피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프랑스 유도 연맹은 "그녀의 부상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현 파리 시장을 포함한 두 명의 대통령 후보도 피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일부 유도 선수들도 피노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세 차례 올림픽 챔피언인 테디 리네르는 트위터에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면 가해자가 유죄 판결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