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사상 처음으로 택시기사 취업박람회를 연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후 더욱 심각해진 심야시간대 ‘택시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과 함께 8~10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2021 서울법인택시 취업박람회’를 연다고 5일 발표했다. 택시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취업박람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운전면허가 있고 법인택시 취업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난 2일까지 서울 전체 택시법인 254개사 가운데 125개사가 참가를 확정했다. 시는 박람회 직전까지 택시법인의 참가 신청을 계속 받을 계획이다.

이번 박람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30% 넘게 줄어든 법인택시 운수종사자를 확충하기 위해 마련됐다. 택시업계는 코로나19로 영업난에 시달리던 택시기사들이 대부분 배달, 대리운전 등으로 이직해 인력 가뭄을 겪고 있다. 시에 따르면 2019년 3만527명이던 법인택시 운수종사자 수는 지난 10월 기준 2만955명으로 31.4% 감소했다.

법인택시 가동률도 올해 1~9월 평균 34.5%에 그쳤다. 심야시간대 인력 확보가 어려워 승차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와 연말연시가 맞물리면서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인력을 확보하면 택시기사 부족으로 영업난을 호소하는 택시업계의 고충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는 시가 심야 교통난 해소를 위해 최근 내놓은 3대 교통정책 중 하나다. 시는 지난달 16일부터 ‘개인택시 3부제 일시해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 이틀 운행 후 하루 쉬는 방식이었던 개인택시의 업무 제한을 내년 1월 1일까지 풀어줬다. 3부제 해제 후 심야시간 택시 공급은 소폭 늘었다. 3부제 해제 4일째인 지난달 19일엔 심야시간 운행 택시가 1만6991대를 기록했다. 2주일 전(1만5269대)에 비해 1722대 많아진 수준이다. 지난 1일부터는 오후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심야시간대에 지하철 2호선 강남역, 홍대입구역, 이태원을 경유하는 ‘올빼미버스’ 3개 노선을 신설했다. 이 버스는 12월 한 달간 임시 운행한다.

택시업계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취업하는 운수종사자에게 1인당 총 60만원의 취업정착수당을 지급한다. 택시운전 자격 취득에 필요한 비용(1인당 9만1500원)도 전액 지원한다. 박람회장 내부에는 택시회사 소재지에 따라 4개 권역별로 총 4개의 취업 상담 부스를 운영한다. 구직자의 상담 내용을 토대로 추후 회사와 구직자 간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