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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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출현으로 미국 증권 시장에서 소형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확실성에 취약한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약 3.5% 하락한 반면 중·소형주 2000개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7.4% 가량 급감했다.

러셀2000지수 중에선 제약·생명공학과 소프트웨어, 소매 업체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레스토랑 체인 치즈케이크팩토리의 주가는 오미크론 발생 소식 후 6% 하락했다. 테마파크 업체인 씨월드엔터테인먼트와 레스토랑 및 엔터테인먼트 업체 데이브앤버스터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각각 10%, 17% 빠졌다.

이번 소형주 폭락 현상은 주식 시장이 코로나19 변동성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준다고 WSJ는 분석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주식 시장 전반, 특히 소형주들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형 기업들은 대기업과 달리 물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하며 인플레이션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소형주 상승세를 이끌었다. 러셀2000지수 상승률은 지난달 S&P500을 앞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오미크론이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사업 다각화 수준이 낮은 소형 기업은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기를 버틸 역량이 부족하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에버딘의 미국 소형주 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팀 스키엔질레프스키는 "일반적으로 소형주는 대형주만큼 폭풍우를 견딜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과잉 반응했다는 판단에 따라 소형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소형 기업의 수익률이 대기업보다 높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금융정보 업체 리피니티브의 I/B/E/S 자료에 따르면 올 4분기 러셀2000지수에 속한 기업의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0% 성장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22%에 그칠 전망이다. 웨스트우드홀딩스그룹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빌 코스텔로는 "소형주의 펀더멘털은 시장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