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박정민·손석구·최희서, 감독으로 모실 수 있어 영광"
배우들이 연출한 '언프레임드'…"감독님들 왈가왈부한 것 반성"
이제훈,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등 배우 4명이 단편영화 감독으로 변신했다.

오는 8일 왓챠에서 공개하는 옴니버스 영화 '언프레임드'를 통해서다.

'반장선거'(연출 박정민), '재방송'(손석구), '반디'(최희서), '블루 해피니스'(이제훈) 등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은 4편을 묶은 영화다.

이제훈이 설립한 제작사 하드컷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와 손잡고 처음 내놓는 작품으로 배우들이 직접 시나리오까지 썼다.

이제훈은 6일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이 배우들을 감독으로 모시게 돼서 영광"이라며 "결과물이 나오게 돼 감개무량하고 놀랍다"고 소감을 밝혔다.

'언프레임드'는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됐다.

이제훈은 당시를 회상하며 "배우로서 영화제에 가는 걸 꿈꿨는데, 연출자로 참석한다고 하니 믿기지 않았다"면서 "내가 잘했는지 의심도 되고 숨고 싶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다른 배우들 역시 처음으로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영화를 내놓은 것에 얼떨떨해하면서도 기뻐했다.

이제훈의 전화를 받고 참여를 결정했다는 박정민은 "학교 다닐 때 말고는 꿈도 못 꾸고 기회도 없으리라 생각했다"며 "시나리오를 실사화시킬 기회가 생겨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가 연출한 '반장선거'는 어른의 세계만큼 치열한 초등학교 5학년 교실의 반장선거 풍경을 그린 영화다.

오디션을 통해 27명의 아역배우를 선발했다.

박정민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이 느끼는 바가 있으면 좋겠다"며 "신나는 음악을 버무려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래퍼 마미손에게 음악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이 연출한 '언프레임드'…"감독님들 왈가왈부한 것 반성"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영화감독이 겪는 스트레스와 고민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배우들은 입을 모았다.

박정민은 "그동안 저의 하찮은 입으로 많은 감독님들에 대해 왈가왈부한 걸 반성했다"며 웃었다.

결혼식장에 동행하게 된 이모와 조카의 여정을 그린 '재방송'을 연출한 손석구는 "캐스팅 수락을 기다리는 시간이 엄청나게 길게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영화에 출연한 임성재, 변중희 배우의 연기를 보고 경탄했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보면 감독은 그 배우와 사랑에 빠진다는 걸 깨달았다"며 놀라워했다.

이제훈 역시 정해인을 섭외하면서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고 했다.

'블루 해피니스'는 불안과 고민을 마주한 채 평범한 삶을 꿈꾸는 취업준비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제훈은 처음부터 정해인을 염두에 두고 각본을 썼다.

이제훈은 "캐스팅할 때 조마조마하고 두려운 순간을 이번에 겪었다"며 "아 이게 감독의 마음이구나 싶었다"고 했다.

반면 '반디'의 최희서는 자신이 직접 출연까지 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도 호흡을 맞췄던 아역 배우 박소이와 다시 한번 엄마와 딸을 연기했다.

'반디'는 지금껏 말하지 못했던 특별한 비밀을 아이에게 알려주기로 한 싱글맘의 이야기다.

최희서는 "싱글맘 역할을 연달아서 하면서 이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그는 배우와 감독을 겸하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원래 친한 우리가 다시 모녀로 나와도 될 것 같았다.

이런 선택을 하길 잘했다"고 강조했다.

배우들이 연출한 '언프레임드'…"감독님들 왈가왈부한 것 반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