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이 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가 큰 폭으로 뛰는 데다 임금까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근로자의 올해 3분기(7~9월) 월평균 임금 총액은 375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7만7000원) 늘었다. 분기 기준 증가율로는 2018년 1분기(7.9%) 후 가장 높았다. 기업 실적이 고공행진하면서 성과급을 비롯한 특별급여가 불어난 결과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빗발치는 임금 인상 요구가 반영되면서 임금 오름폭은 더 커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주요 대기업은 올 들어 임금을 7~9% 올린 데 이어 추가 성과급 논의도 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가 임금 인상 요구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 상승했다. 이는 2011년 12월(4.2%)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집값 물건값이 뛰면서 실질구매력이 줄어든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기업은 높아진 인건비를 제품값에 반영해 ‘물가 상승→임금 상승→물가 상승’이라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악순환 고리가 계속되면 인플레이션이 광범위하고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지난 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을 겪던) 1970년대처럼 임금·물가 동반 상승에 따른 악순환이 불거지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