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분기 서울 주요 상권의 공실률이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 여행객 발길이 끊긴 명동 상가는 절반 가까이 비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곳 건너 빈 점포”…3분기 명동 상가 공실률 47%
7일 상업용 부동산 플랫폼 알스퀘어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3분기 서울의 중대형 상가(3층 이상, 연면적 330㎡ 초과)의 평균 공실률은 9.7%로, 전 분기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이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주요 상권별로 보면 도심 17.4%, 강남 10.6%, 영등포·신촌 11.8%, 기타 상권 7.2% 등의 공실률을 보였다. 세부 상권 가운데서는 명동(47.2%)이 가장 높은 공실률을 기록했다. 2019년 4분기(4.3%)와 비교해 무려 열 배 넘는 수준이다. 광화문(23.0%), 논현역(19.6%), 홍대·합정(17.7%) 등이 뒤를 이었다.

명동 공실률은 2020년 3분기 9.8%에서 2020년 4분기 22.3%. 2021년 1분기 38.4%로 오르다가 2021년 2분기(37.3%)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오름세다. 상가 임대료 역시 대폭 감소했다. 명동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당 19만9700원으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30.1% 감소했다. 남대문(-6.6%), 시청(-3.7%), 광화문(-0.2%) 등도 임대료가 줄었다.

다만 압구정, 도산대로 등 패션과 식음료 유행을 주도하는 강남의 ‘트렌드 리딩’ 상권 공실률은 오히려 낮아졌다. 지난 3분기 압구정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7.4%로, 전 분기(9.3%)보다 1.9%포인트 떨어졌다. 도산대로 역시 10.9%로, 1.9%포인트 감소했다. 임대료도 올랐다. 지난 3분기 도산대로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당 4만5900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0% 상승했다. 압구정(4만7700원)도 같은 기간 0.8% 뛰었다.

소규모 상가(2층 이하, 연면적 330㎡ 이하)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3분기 서울 소규모 상가 평균 공실률은 6.7%로, 전 분기(6.5%)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명동의 공실률이 43.3%로 가장 높았다. 이어 홍대·합정(24.7%), 광화문(19.3%), 압구정(17.1%) 등의 순이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도산대로, 압구정 등 유행을 선도하는 상권과 명동과 같은 전통 상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며 “강북권 상가는 리모델링 등을 통해 건물 자체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