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쇄신…조직·대표 싹 바꿨다
삼성전자가 대표이사 3명을 전원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공동대표를 맡았던 김기남 DS(반도체)부문 부회장,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사장 등 ‘빅3’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CE와 IM부문을 세트부문으로 통합하는 조직 개편도 동시에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3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9명의 최고경영진 인사가 이뤄졌다. 김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으로 이동한다. 세트부문의 새 수장은 한종희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다. 그는 부회장으로 승진해 세트부문을 총괄한다. DS부문은 삼성전기 대표이던 경계현 사장에게 맡겨졌다. 한 신임 부회장과 경 사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직도 함께 맡는다. 이번 인사로 대표들의 연령은 60대에서 50대로 낮아졌다. 정현호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도 눈에 띈다. 계열사 간 업무 조정을 넘어 미래 신사업 발굴과 전략 개발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경제계는 이번 인사를 ‘특단의 조치’로 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등을 고려해 당분간 기존 대표 체제가 유지될 것이란 관측을 크게 벗어났다. 글로벌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해선 조직과 인사 쇄신이 필요하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회사 발전과 주요 사업의 성장 및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경영진을 승진시켜 성과주의 인사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와 삼성전기도 이날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삼성SDI는 최고경영자(CEO)인 전영현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신임 대표이사로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최윤호 사장을 내정했다.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장덕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이 승진해 이어받는다. 에스원 대표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재경팀장을 맡았던 남궁범 사장이 내정됐다. 삼성 계열사 신임 대표들은 내년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