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직원들이 대구AI허브에서 인공지능(AI) 모델 적용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대구AI허브  제공
LIG넥스원 직원들이 대구AI허브에서 인공지능(AI) 모델 적용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대구AI허브 제공
경북 구미에 있는 LIG넥스원의 김진성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대구시청 별관에서 열린 ‘대구 인공지능(AI) 허브 교육’에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유도무기시험 공정에서 나오는 다양한 제조 데이터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분석 처리하는 ‘텐서플로’(구글이 만든 AI 기계학습 오픈소스) 기반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근로자들이 손글씨로 작성한 시험성적서를 자동으로 인식해 전산화함으로써 제조 현장의 일손을 덜고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 'AI 교육' 기업 경쟁력 키운다
김 연구원은 올해 사내 7개 팀 25명이 대구AI허브 교육을 받도록 주선했다. ‘AI가 생산 현장에 확산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실무자들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1년간 교육을 받은 LIG넥스원 직원 25명은 지난 3일 열린 대구AI허브 교육 수료식에서 팀별로 현장에 적용하면 좋을 아이디어를 토론하고 발표하는 아이디어톤을 열었다.

이는 대구·경북의 AI 인재 양성과 이를 통한 AI 활용이 기업과 산업 현장에 빠르게 확산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일면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대구AI허브를 운영하는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원장 김현덕 경북대 교수)은 지난해 8월부터 연간 80~160시간의 AI 전문 교과과정을 운영해 지난 10월 말까지 170명의 재직자가 AI 교육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대구AI허브가 양성한 인재 가운데 20여 명이 14개 업체에 채용됐다. 김현덕 원장은 “대구·경북 기업들이 AI를 생산 현장과 기업 경영에 적용하는 속도가 빨라진 것은 재직자 교육을 강화하고 기업별 AI 응용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한 게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대구AI허브는 지난해부터 ‘AI밋업’ 행사를 열어 네 차례에 걸쳐 와이에이치데이터베이스, 메가젠임플란트 등 16개 기업이 정보기술(IT),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AI를 적용해 개발한 실제 사례를 소개했다. 대구AI허브 책임자인 박혜진 경북대 교수는 “국내 선도기업들이 구글이나 메타(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공개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각자의 상황에 맞는 솔루션이나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현실을 고려해 기업별 응용 성공사례를 많이 소개했다”며 “행사에 500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각종 디스플레이 필름을 검사하는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디월드(대표 조기창)도 그중 하나다. 이 회사는 AI 비주얼검사 솔루션을 소개한 뒤 대구AI허브와 함께 ‘파이토치(메타가 개발한 딥러닝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AI 활용 비전검사’라는 교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윤호 디월드 SW팀장은 “최근 늘어난 2차전지 기업과 전통적인 원단 생산 기업들도 AI를 활용하면 생산 과정에서의 불량 발생률을 줄여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며 “올해 말까지 교재를 만들어 기업의 AI 역량을 강화하는 데 일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