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화장품 산업의 환경이 변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2016년까지 국내 화장품 1위 기업인 동시에 중국에서 설화수, 마몽드,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브랜드가 성장했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설치 이후 실적이 장기간 조정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상상인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이 올해도 아직 구조조정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황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하 연구원은 "매출의 대폭적 성장을 위해선 연구개발(R&D)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혁신 화장품 브랜드가 필요하다"면서도 "국내 화장품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들어섰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의 높은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새로운 환경 변화에 적응한다면 안정적 매출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통과 브랜드 구조조정을 통해 올해부터 영업실적은 회복 추세에 들어섰다"며 "오프라인 채널은 축소되고 온라인 채널이 성장하면서 제품믹스개선 및 유통채널 효율화 영향으로 영업실적이 회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해외수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는 이니스프리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며 설화수의 매출도 점차 회복 중이다. 코로나19 환경이 개선된다면 내년엔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 연구원은 "설화수 등 기존 명품 브랜드 중심의 성장도 가능하지만 매출을 대폭 끌어올리기는 부족하다"며 "화장품 매출의 고성장을 위해선 마케팅보다는 피부과학을 근간으로 한 새로운 개념의 브랜드 창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