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아들의 ‘특혜 입원’ 의혹과 관련해 “자식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알아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김 총리는 7일 홍 부총리가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입원을 문의했다는 사실과 관련해 "누구든지 자식이 병원에 입원할 정도가 되면 답답하지 않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김영란법(청탁금지법)상 문제가 되는지 알아봐야 한다"면서 "요즘 문재인 (정부) 각료를 때리는 게 유행이 된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앞서 홍 부총리의 아들은 지난달 24일 허벅지 발열과 통증 등으로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1차 진단 결과 응급 상황이 아니라는 의료진 판단에 퇴원했으나 2시간 만에 다시 돌아와 특실에 입원했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코로나 19 대응에 따라 위급하지 않은 일반 환자는 입원 진료를 하지 않고 있어서 '아빠 찬스'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입원 과정에서 홍 부총리가 김연수 서울대병원장과 통화했고, 서울대병원은 이후 홍 부총리의 아들에게 1인실 특실을 2박 3일간 제공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KBS 보도에 따르면 홍 부총리의 아들이 입원했을 당시 입원 지시를 김연수 병원장이 했다고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도 홍 부총리의 ‘특혜 입원’ 논란을 둘러싸고 성토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은 “아빠 찬스”, “명백하게 절차를 뛰어넘은 반칙이자 새치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측은 ‘비어있는 특실을 사용하고 돈을 냈으니 문제없다’는 취지로 해명해 공분을 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응급실 1차 진료 결과, 응급 상황은 아니라는 의료진의 진단이 나왔음에도 변칙적인 방법을 활용해 입원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조석주 부산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홍 부총리의 특혜 입원이 밝혀진 이유에 대해 "응급환자 여부의 판정체계 KTAS(Korean Triage and Acuity Scale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는 우리나라 모든 응급실에 도입됐다"면서 "그 체계가 있었기에 응급 여부 판정이 전국에 동일하게 가능해졌다. KTAS 등급은 숫자로 나오니까, 누구나 알 수 있어 핑계 대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홍 부총리를 감싸는 김 총리에 대해 "자식을 위해서 군대에 전화하고 병원에 전화하고 지인에게 부탁하고 필요하다면 위조를 일삼는 행위의 주체가 우파면 권력형 비리고 좌파면 부모님의 마음인가. 이중성이 역겹다", "자식이 아프면 의사나 간호사한테 묻지 병원장한테 물어보나", "그럼 내 새끼 백신 맞고 죽을 수도 있는데 방역 패스 반대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