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도 한번에 비교…집에 관한 모든것 해결하는 플랫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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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대출 비교 플랫폼 '담비' 시범출시
주은영 담비 대표 인터뷰
주은영 담비 대표 인터뷰
최근 미국·영국·호주 등 이른바 '금융 선진국'의 핀테크 스타트업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는 온라인 모기지(담보대출) 중개 서비스다.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주택담보대출을 상품 비교부터 신청, 실행까지 전면 디지털화한 것이다.
2016년 출시된 영국의 '하비토(Habito)'는 그 대표 주자다. 90여 금융기관의 모기지 상품 약 2만개 중에서 소비자에게 가장 잘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고 한 번에 대출 조건을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 하비토는 지난해까지 총 6300만파운드(약 980억원)를 투자받았고, 기업 가치는 그 수 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선 6년차 온라인 모기지 스타트업 '베터닷컴(Better)'이 이미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을 향해가고 있다. 베터닷컴은 최근 77억달러(약 9조63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스팩 합병 방식으로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도 하비토, 베터닷컴과 비슷한 온라인 담보대출 전문 플랫폼이 등장했다. 올해 1월 설립된 핀테크 스타트업 베스트핀의 '담비'는 이제까지의 대출비교 서비스와 달리 소비자의 조건에 맞는 상품의 확정 금리와 한도를 정확히 비교해준다. 아직 100% 비대면 처리가 어려운 절차는 대출상담사가 직접 소비자를 찾아가 컨설팅을 해주고 대신 처리해준다.
담비 운영사 베스트핀의 주은영 대표는 대출모집인 15년 경력의 주택담보대출 전문가다. 그가 2006년부터 이끌어온 오프라인 대출모집법인 베스트엘씨는 수년째 업계 1위를 지켜왔다. 이번에는 온라인 담보대출 플랫폼 개척에 도전장을 냈다.
주 대표는 "주거래은행의 개념이 약해지고 대출 문턱은 높아지면서 더 많은 상품을 비교하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수요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담보대출 시장에서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어디에서나 모든 절차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기존에도 주담대 비교 서비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토스나 뱅크샐러드, 핀다 등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던 플랫폼 업체들이 담보대출 비교서비스도 운영했다. 하지만 신용대출처럼 소비자가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아니라 공시된 상품의 평균적인 금리 정보만 제공하는 수준에 그쳤다.
담비는 이 부분부터 해결했다. 소비자가 자신의 소득과 담보물, 변동·고정금리 여부 등을 입력하고 우대금리 조건을 선택하면 담비와 제휴한 금융기관들이 제시하는 실제 금리와 한도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진정한 금리 비교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면 해당 금융사의 앱으로 넘어가거나, 전속 대출상담사를 배정받아 비대면 또는 대면으로 대출을 진행할 수 있다. 대면을 선택할 경우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방문상담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대면 절차가 필요한 소유권 이전과 근저당 설정, 임대차 확인 등의 업무도 소비자는 '앉아서' 처리할 수 있다. 국내 금융 환경을 반영한 담비만의 '온·오프라인 연계' 시스템이다.
주 대표는 "대면과 비대면 서비스를 소비자가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모델은 담비가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로선 온라인으로 대출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신청을 해도 결국엔 한 번은 은행 창구를 방문하거나 전속 대출상담사와 별도로 상담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는 게 대부분입니다. 또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거나, 주택담보대출처럼 규모가 큰 대출을 사람 상담 한 번 안 받고 일으키는 데 대해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아직 많아요.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모든 소비자가 주택담보대출 영역에서도 혜택과 편의성을 누릴 수 있으려면 '찾아가는 대출 서비스'도 탑재한 담비처럼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이런 필요성은 더 커졌다. 주 대표는 "기존에는 주거래은행이나 접근성이 높은 시중은행에서 그냥 대출을 받으면 됐지만, 이제는 은행 대출이 오히려 조건이 나빠지거나 은행에서 대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도 충분히 생길 수 있다"며 "소비자로선 담비와 같은 대출비교 서비스를 통해 지방은행이나 보험사, 저축은행 등 더 다양한 금융사의 상품을 비교해보고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 담비는 SC제일은행과 부산은행, 대구은행과 제휴를 완료했다. 다른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업계별 가계대출 규모 상위 금융사들과도 제휴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가계대출 규제로 신규 대출 문이 급격히 좁아진 탓에 실제 담보대출 비교 서비스는 내년부터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향후에는 집을 구하는 과정에도 담비만의 솔루션을 접목한다. 전국 우수 부동산중개업소를 2만여곳 선정해 파트너 제휴를 맺고 담비 플랫폼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기존 부동산 중개 플랫폼과 달리 광고비를 일체 받지 않고, 실제로 담비에서 많은 계약을 성사시킨 부동산을 상위에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상생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매물 검색과 대출 비교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담비는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인정받아 최근 지노바인베스트먼트로부터 프리 시리즈 A(Pre-series A) 투자 20억원을 받았다. 내년에는 본격적인 시리즈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주 대표는 "집을 이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동산 중개, 금융, 렌탈, 인테리어, 청소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담보대출은 그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2016년 출시된 영국의 '하비토(Habito)'는 그 대표 주자다. 90여 금융기관의 모기지 상품 약 2만개 중에서 소비자에게 가장 잘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고 한 번에 대출 조건을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 하비토는 지난해까지 총 6300만파운드(약 980억원)를 투자받았고, 기업 가치는 그 수 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선 6년차 온라인 모기지 스타트업 '베터닷컴(Better)'이 이미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을 향해가고 있다. 베터닷컴은 최근 77억달러(약 9조63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스팩 합병 방식으로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도 하비토, 베터닷컴과 비슷한 온라인 담보대출 전문 플랫폼이 등장했다. 올해 1월 설립된 핀테크 스타트업 베스트핀의 '담비'는 이제까지의 대출비교 서비스와 달리 소비자의 조건에 맞는 상품의 확정 금리와 한도를 정확히 비교해준다. 아직 100% 비대면 처리가 어려운 절차는 대출상담사가 직접 소비자를 찾아가 컨설팅을 해주고 대신 처리해준다.
담비 운영사 베스트핀의 주은영 대표는 대출모집인 15년 경력의 주택담보대출 전문가다. 그가 2006년부터 이끌어온 오프라인 대출모집법인 베스트엘씨는 수년째 업계 1위를 지켜왔다. 이번에는 온라인 담보대출 플랫폼 개척에 도전장을 냈다.
주 대표는 "주거래은행의 개념이 약해지고 대출 문턱은 높아지면서 더 많은 상품을 비교하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수요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담보대출 시장에서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어디에서나 모든 절차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금리 온라인으로 비교, '찾아가는 서비스'도"
담비는 지난달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른 '온라인 대출성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 등록을 마치고 시범 출시됐다. 올 9월 금소법이 시행된 이후 이 라이선스를 받아 시장에 새로 나온 대출비교 플랫폼은 담비가 처음이다.기존에도 주담대 비교 서비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토스나 뱅크샐러드, 핀다 등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던 플랫폼 업체들이 담보대출 비교서비스도 운영했다. 하지만 신용대출처럼 소비자가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아니라 공시된 상품의 평균적인 금리 정보만 제공하는 수준에 그쳤다.
담비는 이 부분부터 해결했다. 소비자가 자신의 소득과 담보물, 변동·고정금리 여부 등을 입력하고 우대금리 조건을 선택하면 담비와 제휴한 금융기관들이 제시하는 실제 금리와 한도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진정한 금리 비교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면 해당 금융사의 앱으로 넘어가거나, 전속 대출상담사를 배정받아 비대면 또는 대면으로 대출을 진행할 수 있다. 대면을 선택할 경우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방문상담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대면 절차가 필요한 소유권 이전과 근저당 설정, 임대차 확인 등의 업무도 소비자는 '앉아서' 처리할 수 있다. 국내 금융 환경을 반영한 담비만의 '온·오프라인 연계' 시스템이다.
주 대표는 "대면과 비대면 서비스를 소비자가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모델은 담비가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로선 온라인으로 대출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신청을 해도 결국엔 한 번은 은행 창구를 방문하거나 전속 대출상담사와 별도로 상담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는 게 대부분입니다. 또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거나, 주택담보대출처럼 규모가 큰 대출을 사람 상담 한 번 안 받고 일으키는 데 대해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아직 많아요.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모든 소비자가 주택담보대출 영역에서도 혜택과 편의성을 누릴 수 있으려면 '찾아가는 대출 서비스'도 탑재한 담비처럼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출 비교 필수인 시대...소비자 선택권 넓힐 것"
온라인 금리 비교가 활성화하면 주담대도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게 주 대표의 생각이다. 국내 주담대 시장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과점 구조가 수년째 지속돼 왔다. 하지만 신용대출처럼 주담대 확정 금리도 온라인으로 여러 금융사의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게 되면 소비자가 발품을 팔지 않아도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편리하게 고를 수 있다.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다.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이런 필요성은 더 커졌다. 주 대표는 "기존에는 주거래은행이나 접근성이 높은 시중은행에서 그냥 대출을 받으면 됐지만, 이제는 은행 대출이 오히려 조건이 나빠지거나 은행에서 대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도 충분히 생길 수 있다"며 "소비자로선 담비와 같은 대출비교 서비스를 통해 지방은행이나 보험사, 저축은행 등 더 다양한 금융사의 상품을 비교해보고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 담비는 SC제일은행과 부산은행, 대구은행과 제휴를 완료했다. 다른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업계별 가계대출 규모 상위 금융사들과도 제휴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가계대출 규제로 신규 대출 문이 급격히 좁아진 탓에 실제 담보대출 비교 서비스는 내년부터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용보험, 부동산 PLCC도 내년 출시
주 대표의 목표는 담비를 '집에 관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키우는 것이다. 내년에는 담보대출 연계 신용보험과 부동산 제휴 카드(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도 출시할 예정이다.향후에는 집을 구하는 과정에도 담비만의 솔루션을 접목한다. 전국 우수 부동산중개업소를 2만여곳 선정해 파트너 제휴를 맺고 담비 플랫폼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기존 부동산 중개 플랫폼과 달리 광고비를 일체 받지 않고, 실제로 담비에서 많은 계약을 성사시킨 부동산을 상위에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상생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매물 검색과 대출 비교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담비는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인정받아 최근 지노바인베스트먼트로부터 프리 시리즈 A(Pre-series A) 투자 20억원을 받았다. 내년에는 본격적인 시리즈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주 대표는 "집을 이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동산 중개, 금융, 렌탈, 인테리어, 청소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담보대출은 그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