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9일 “대우건설 인수는 제2의 창업과도 같다”며 “어떠한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 초일류 건설회사를 키우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KDB인베스트먼트(대표 이대현)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이같이 밝혔다. 중흥그룹은 지난 7월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5개월 만에 본계약을 체결해 인수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 최종 인수금액은 당초 입찰가(2조1000억원)에서 큰 폭의 조정 없이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7위 중흥토건과 40위 중흥건설을 거느린 중흥그룹은 대우건설(5위)을 인수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은 국내 3대 건설사로 도약할 전망이다. 새 주인을 맞은 대우건설은 당분간 독자 경영을 이어간다. 중흥그룹 측은 지난달 대우건설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독립 경영과 고용 안정을 보장하고 급여도 업계 3위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대우건설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기 투자 계획도 세우고 있다. 특히 해외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이 글로벌 건설사로 재도약하기 위해선 임직원 개개인과 조직 간 신뢰와 협력이 중요하다”며 “그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깊이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 출신인 정 회장은 1962년 건설업에 뛰어들어 1983년 그룹의 뿌리인 중흥주택을 세웠다. 정 회장은 평소 비업무용 자산은 사지 않고, 보증은 서지 않으며, 적자가 예상되는 프로젝트는 수주하지 않는 이른바 ‘3불(不) 경영’으로 유명하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