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 분위기가 양극화되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반포 등 서초구는 집값 상승률이 확대된 데 비해 외곽과 중저가 지역 상승률은 계속 주춤하는 모양새다.

상승폭 키운 서초, 제동 걸린 강북…따로 가는 서울 아파트값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첫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6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전주 대비 0.10%로 집계됐다.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이다. 부동산원은 “대체로 매수세가 위축되고 관망세를 띠고 있지만 일부 재건축과 고가 단지는 상승했다”며 “지역·가격별 차별화 장세를 보이며 지난주 상승폭을 유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권과 용산구 등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번주 서초구 아파트값은 0.19% 올라 지난주(0.17%)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반포동 중대형과 새 아파트가 신고가에 거래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132㎡는 지난달 27일 46억6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썼다. 지난해 12월(36억7000만원) 대비 1년 만에 9억9000만원 올랐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45억원에 손바뀜하면서 9월(42억원) 대비 3억원 상승했다.

용산구는 이번주 0.22%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비사업 기대가 있는 이촌동과 한남동 고가 아파트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강남구는 지난주 0.15%에서 이번주 0.14%로 상승률이 줄었지만 개포·일원동 신축 중대형이 강세를 보였다. 송파구도 0.17%에서 0.14%로 오름폭이 감소했지만 가락·잠실동 대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몰리며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은 정반대 분위기다. 이번주 강북구와 관악구 아파트값은 각 0.01% 올라 보합에 가까웠다. 동대문구(0.02%)와 광진구(0.03%), 금천·성동구(각 0.04%) 등도 서울 평균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출 규제 강화 및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권을 비롯한 고가 아파트는 이미 15억원 초과 대출 금지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세종, 대구 등 비수도권에선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번주 세종 아파트값은 0.33% 내려 2014년 7월 첫째주(-0.33%) 이후 약 7년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세종어울림파밀리에센트럴’(1210가구) 등 신규 입주 물량이 증가하고 매물이 적체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세종에선 2016년 4월(3가구) 후 5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미분양도 나왔다. 국토부에 따르면 10월 기준 세종 내 미분양 주택은 129가구로 조사됐다. 2015년 1월(295가구) 후 가장 많다. 이번주 대구 아파트도 0.02% 하락해 4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