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임차인을 찾으려는 공급이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보다 많아졌다. 2019년 10월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포함한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대출 규제로 신규 전세 수요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전세시장도 2년만에 공급 > 수요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9.1을 기록했다. 2019년 10월 중순 99.9를 기록한 이후 약 26개월 만에 기준선(100) 이하로 떨어졌다. 전세수급지수(0~200)는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낮을수록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

5개 권역 중 3개 권역에서 전세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하락했다. 성동·광진·노원·도봉·강북 등 8개 구가 포함된 동북권은 지난주 101.1에서 이번주 99.8로, 은평·서대문·마포구의 서북권은 102.4에서 98.0으로 떨어졌다. 도심권(용산·종로·중구)은 이번주 100.0으로, 기준선 이하로 내려오진 않았지만 지난주(101.7)보다 하락했다. 강남 4구가 있는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은 97.0으로 4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통상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전세 수요가 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대출 규제는 강화돼 신규 전세 수요가 활발하지 않은 영향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지난주 100.1에서 이번주 99.2를 기록하며 2020년 6월 22일(99.9) 이후 1년 반 만에 기준선 밑으로 내려왔다. 부산(98.6), 대구(88.7), 울산(97.3), 세종(88.1), 전남(94.2) 등도 100 이하로 집계됐다. 서울은 96.4로 11월 8일(100.9) 이후 4주 연속 기준선 아래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