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본격화하면서 조만간 단행될 임원 인사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내년 1월 주주총회에서 주주 동의를 얻어야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는 만큼 최고경영자(CEO)급 핵심 인력 인사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이달 중하순께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포스코 안팎에선 올해 인사는 ‘안정’에 방점이 찍힐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주사 전환을 확정하기 위해선 주주 동의라는 관문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 아래 김학동 철강부문장(사장), 전중선 글로벌인프라부문장(부사장), 정창화 신성장부문장(부사장)이 경영을 이끌고 있다. 김 사장과 전 부사장은 최 회장과 함께 포스코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사장은 작년 말 철강부문장에 올라 올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분할을 앞두고 있어 이번 인사에서 이변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게 회사 안팎의 예상이다. 올해 포스코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는 점도 연임에 무게를 더한다.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이끌어온 전 부사장은 포스코의 전략통이다. 2018년 초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4년이 됐고, 지주사 체제 전환의 선봉에 선 만큼 사장 승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2차전지 소재 등 그룹의 신사업이 포진한 신성장부문을 이끄는 정 부사장도 유임에 무게가 실린다.

포스코케미칼을 비롯한 주력 계열사 인사 폭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2019년부터 3년째 포스코케미칼을 맡으면서 회사를 2차전지 소재 선두업체로 끌어올린 민경준 사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포스코도 이번엔 1970년대생 임원을 대거 발탁하는 등 ‘세대교체’를 통한 변화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포스코의 유일한 1970년대생 임원은 지난 10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영입한 김필호 인공지능(AI) 담당(1972년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경제계에 불고 있는 세대교체 열풍에 따라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포스코에서도 젊은 임원을 발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